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빗방울이 떨어지고 세찬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추모 행렬은 멈출 줄 몰랐다.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오전부터 추모하러 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8명씩 짝을 지어 흰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했다.
분향소 앞에는 '정부 시행령 폐기! 세월호 즉각 인양!'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생때같은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보며 흘러나오는 눈물을 감출 수 없어 흐느끼는 추모객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에 이어 퇴근 시간이 되자 직장인들까지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전성욱(32)씨는 "제일 슬프고 위로받아야 할 유가족들이 삭발까지 하고 투쟁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파 함께 위로하고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교사 이금주(35.여)씨는 "1년 전을 생각하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또 유가족들의 아픔을 그동안 너무 잊고 살았던 것 같아 반성하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러한 추모 분위기와 달리 분향소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세월호 농성장 철거를 요구하는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집회가 이어지기도 했다.
광화문역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오늘 같은 날까지 이런 기자회견을 해야하느냐", "보기 불편하다"고 외치며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다행히 충돌은 없었다.
추모 열기는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경기도 안산에서는 오전 10시부터 1분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이렌이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고 거리마다 노란 깃발이 펄럭였다.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도 추모행렬이 이어졌으며 특히 단원고 학생들이 분향할 때는 분향소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진도 팽목항에서 열린 추모식 이외에도 전북, 경남, 제주 등에서도 추모행사를 통해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오후 7시부터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유족들과 함께하는 범국민 추모제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