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혼자 살아남은 5살 딸 "엄마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아"

시신 못찾은 권씨 형 "팽목항을 못떠나요"…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1년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유가족들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 조성된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기억의 벽'을 만지고 있다. (진도=윤성호 기자)
세월호 참사가 난지 1년이 됐다.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지 못한 제주도민 실종자도 3명이나 된다. 실종자 가족들은 애끓는 심정으로 1년을 보냈다.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 부근 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제주도민 실종자도 3명이나 된다.


제주 모 호텔 카지노에서 근무하던 이영숙(51)씨를 비롯해 제주로 이사오던 권재근(52)씨와 그의 아들 권혁규(6)군이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권씨의 아내는 숨진채 발견됐고 가족중 5살짜리 딸만 살아 남았다. 권씨의 형인 권오복(61)씨는 동생을 찾을때까지 돌아갈 수 없다며 1년째 팽목항에 머물러 있다.

권오복씨는 "1년을 기다릴거라 누가 생각했겠나. 완전히 지난해 4월 16일에 멈춰 있다"고 절규했다.

정부 인양 발표도 믿지 못하겠다며 이제는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팽목항을 못떠나는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정부가 이럴순 없어요. 정부가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하지만 믿을 수가 없습니다. TF가 꾸려지고 바지선이 사고현장에 간다면 그때는 믿겠죠."

살아남은 조카 딸은 고모가 키우고 있다고 전한다.

"누가 키울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막내 여동생이 조카를 서울로 데려가 키우고 있어요."

아직도 조카 딸은 엄마를 찾고 있다는 말도 털어놓는다.

"조카가 자기만 두고 가족이 다 제주도로 이사갔다고 말하고 엄마한테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며 아직도 푸념합니다."

권오복씨는 이삿짐이 모두 물에 잠기는 바람에 동생 사진 한장이 없다며 애통해 한다.

"제주로 이사가 과수원 일할때 쓴다며 화물차를 샀어요. 거기에 이삿짐을 싣고 제주도로 가다가 세월호 사고를 당한 겁니다. 지금 동생 사진 한장이 없어요. 물에 잠긴 이삿짐에 동생 가족의 유품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1년, 실종자 가족의 시계는 여전히 지난해 4월 16일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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