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총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정책 질의를 배제한 채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만을 집중 추궁했다.
이 총리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메모나 일방적 주장만으로 사퇴할 수 없다"고 버텼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새정치연합이 한때 보이콧하겠다는 주장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야당은 이 총리에 대해 "금품 수수 의혹의 수사 대상으로 곧 피의자 신분이 될 수 있다"며 질의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의원총회까지 열어 진실규명이 중요하다는 중지가 모이면서 여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 총리에 대한 사실상 '무시' 기류 속에서 열렸기 때문에 면전 질책과 사퇴 요구로 점철됐다.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은 "법무부 장관을 지휘하는 총리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건다'고 하면 장관의 지휘를 받는 검찰이 증거를 수집할 수 있겠나"라며 "총리는 목숨을 걸고 자리를 보전하는 직이 아니다. 사퇴하는 것이 정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선출직 정치인이 메모나 일방적 주장만 갖고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정 의원 같으면) 혹시 어떤 사건에 연루됐을 때 정확하게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사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이 총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무실을 찾아 비타500 박스에 3,000만원을 담아 건넸다는 증언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이 총리는 '돈이 보궐선거 사무실 칸막이에서 직접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 "당일 성 전 회장이 방문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총리가 말 바꾸기, 거짓말 등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은 "이 총리가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말을 바꾸거나 거짓을 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혈액암 때문에 2012년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했던 이 총리의 발언이 '유세장 한두 번 갔지만 유세를 안 했다', '유세를 했지만 중앙당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계속 바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총리는 "나 정도 충청권에 연고를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중앙당의 선대위원 중 어떤 직책이든지 맡고 있지 않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당초 발언 취지가 틀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총리는 새정치연합 김영주 의원이 "총리가 최소한의 도덕성을 상실했다"고 한 지적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이후 처음 나온 사과이지만 논란의 대상이 된 사실 자체에 대한 사과로 의혹 자체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