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완종, 이완구 독대했었다"

2013년 재선 당시 선거관계자들 "두 사람 만났다" 증언

이완구 국무총리. (윤창원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지역 재선거를 앞두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했던 당일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만나 독대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이 캠프에 다녀간 것을 기억을 못한다"고 해명해 또다시 거짓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이완구 후보 캠프에서 선거를 돕던 A씨는 CBS와의 통화에서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던 날 성완종 전 회장이 참석했고, 이완구 총리와 독대를 했다고 들었다. 당시 두 사람이 독대하는 것을 몇몇 사람들이 봤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두 사람이 독대한 뒤 이 총리가 불러서 캠프 한 참모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 장면을 본 몇몇 지방지 기자들이 '성 의원이 뭘 주고 가나보다'라고 뒷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이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독대를 했을 뿐 아니라 독대 직후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마중하지 않고 참모를 부르자 이를 지켜본 기자들이 수상히 여겼다는 것이다.


A씨는 "당시 충청권에 적을 둔 여당 의원들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두 찾아 왔었다. 전원 출석이었다. 성 전 회장은 당연히 왔었다"고 강조했다.

이완구 후보 캠프에 소속돼 선거를 도왔던 충청남도의원 출신 B씨도 CBS측에 "성 전 회장이 선거를 앞두고 캠프 사무실에 찾아왔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성 전 회장과 평소 사이가 친밀했던 인물이다.

B씨는 "당시에는 밖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에 성 전 회장이 캠프 사무실에 방문한 사실을 몰랐다가 나중에 성 전 회장과 안부 통화를 하면서 왔다간 사실을 알았다"며 "후보와 방에서 간단히 차를 마시고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성 전 회장도 충청권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서로 돕는 분위기였다. 이완구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하는 거짓으로 둘러대는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새누리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이 대다수 참석해 눈도장을 찍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구 총리는 재선거에서 77.4%의 압승을 거뒀다.

이처럼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초 캠프 사무실을 방문해 이 총리를 직접 독대했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이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과의 만남 자체를 부인했다.

이 총리는 선거 당시 성 전 의원과의 만났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의 질문에 "현역 의원 여러명이 다녀갔는데, 성 전 회장이 다녀간 것은 기억을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가 시작되면 누가 오고 갔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오는 것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며 총리직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목숨'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간 장소에서 두 사람이 만났고 이를 지켜본 증인들이 있었던 만큼, 이 총리가 거짓 해명을 한 것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3천만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에서는 2012년 대선 때 "암투병 중이어서 유세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가, 7분40초간 유세하는 동영상이 CBS 보도로 공개 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

한편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 수사 대상과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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