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균 위원장과 김동훈 수석부위원장 등 언론노조 집행부와 지부장 등 40여 명은 1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 영령들 앞에 참배하고 세월호 관련보도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참회하고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결의문에서 "'세월호 참사'보다 더 큰 재앙은 '보도 참사'였다"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 언론은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 발표만을 받아썼고, 경쟁에 매몰돼 엉터리 기사를 마구 쏟아냈다. 또 특정 정파의 유·불리를 따지며 보도를 축소 왜곡했다”고 반성했다.
언론노조는 “부끄러운 보도를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3가지를 결의했다. 먼저 그동안 잘못된 세월호 관련 보도로 상처입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를 표하며 앞으로 정확한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정 정파에 치우쳐 세월호 관련 보도를 축소 또는 왜곡하지 않으며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다음은 언론노조의 '세월호 보도 결의문' 전문이다.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참회하고 반성하겠습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는 온 나라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아직 피지도 못한 어린 싹들이 배 안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쩌면 ‘세월호 참사’보다 더 큰 재앙이 불어닥쳤습니다. 그것은 ‘보도 참사’였습니다.
육해공을 총동원해 입체적으로 구조작업을 했다구요? 헬기에, 함정에, 어선까지 혼신의 구조를 했다구요? 새빨간 거짓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언론은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 발표만을 받아썼습니다. 경쟁에 매몰돼 엉터리 기사를 마구 쏟아냈습니다. 특정 정파의 유·불리를 따지며 보도를 축소 왜곡했습니다. 유족들의 절망과 슬픔을 달래주기는커녕 그들을 울분과 분노에 떨게 했습니다.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느냐며 가족들을 모욕했습니다. 왜 일본인들처럼 슬픔을 감추지 못하느냐며 유족들을 비난했습니다. ‘기레기’들은 죽음 앞에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렸습니다.
한국 언론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가장 앞장서야 할 언론이 오히려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진실을 덮는데 앞장섰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언론사 간부들의 잇단 ‘망언’은 유족들의 아픈 가슴을 더욱더 후벼팠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언론의 진상 규명 노력은 여전히 뒷전입니다. '거액'으로 포장된 배·보상금만을 부각하며 유족들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영령들 앞에, 세월호 유족들 앞에 언론은 대역죄인입니다. 여기 어린 영령들이 해맑은 눈망울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참담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하겠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아 그동안의 부끄러운 보도를 뼈저리게 반성하며 아래와 같이 결의합니다.
하나, 우리는 그동안 잘못된 세월호 관련 보도로 상처입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를 표하며 앞으로 정확한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나, 우리는 특정 정파에 치우쳐 세월호 관련 보도를 축소 또는 왜곡하지 않는다.
하나, 우리는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앞장선다.
2015년 4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