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쓰나미' 덮친 여의도, 오늘 대정부질문 개시

오늘부터 나흘간, 이완구 총리에 집중 포화 예상

이완구 국무총리.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권 핵심인사들이 망라된데다,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까지 확대된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에 충격을 몰고온 가운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13일 실시된다. 이날부터 4일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쓰나미'를 막아야 하는 정부·여당은 효과적인 대응수단이 없어 고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저격수로 통하는 정청래 의원을 비롯해 신기남-홍영표-이인영-박완주 의원을 질의자로 세웠다. 정의당은 김제남 의원을 내보내 일전을 벼르고 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12일 현안 브리핑에서 "고 성완종 전 의원이 밝힌 ‘친박 8인방’의 불법 뇌물수수, 불법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면서 "송곳질문의 대표주자인 정청래 의원을 중심으로 최고의 정치통 의원들이 박근혜정권의 권력형 뇌물 추문에 대한 날선 질문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답변자로 발언대에 설 정부 측 인사는 '8인방'에 포함된 이완구 국무총리, 수사 책임자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이 있다. 이 총리는 본인이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부터 나흘간 집중포화를 맞게 됐다.


야당은 이 총리를 비롯한 친박계 인사들에 대해 사퇴를 압박하는 한편, 현 정권의 대선자금 의혹에 초점을 맞춰 대여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리스트의 주인공들은 수사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직책을 내려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황 장관을 상대로는 성 전 의원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 추궁, 금품수수 의혹의 철저 수사 촉구 등 공세가 예상된다.

새누리당도 일단 공식적으로는 의혹의 철저한 규명에 동의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도 이 의혹을 보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면서 "검찰은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라. 외압이 없도록 새누리당이 책임지겠다"고 선언했다.

대외적으로는 정공법을 택했지만, 새누리당이 대정부질문에서 야당과 같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다. 당장 4·29재보선에 악재가 되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회 의사일정에 걸림돌이 되는 이번 파문을 최대한 진압해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방어전에 나서야 한다.

새누리당은 대야 저격수인 이노근 의원 등을 질의자로 내보낸다. 당사자들이 일제히 부인하는 등 '성완종 리스트'의 진위가 불분명한데도, 야당이 의혹 부풀리기식 정치공세를 일삼고 있다는 식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하루 하루 새로운 추가 폭로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뾰족한 근본적 해법이 없다는 점은, 여당 측 질문자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부분이다. 또 과도한 방어에 나섰다가 '의혹 대상자들을 비호한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는 점도 만만찮은 부담 요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정부질문에 나갈 의원들 대다수가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