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최근 주전 2루수 서건창을 잃었다.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 땅볼을 치고 1루를 밟다 상대 1루수 고영민의 발과 엉켜 오른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수술 등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복귀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사실상 전반기는 아웃이다.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 고지를 돌파하는 등 지난해 정규리그 MVP 서건창의 공백은 주전 의존도가 높은 넥센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더욱이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건창이는 어지간해서는 다치거나 하는 선수가 아니다"고 신뢰를 보냈던 터라 더 아쉽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준우승팀 넥센은 10일까지 4승6패, 공동 8위에 처져 있다.
지난해 4강팀 LG도 부상자들이 즐비하다.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이 펑펑 장타를 터뜨리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출신 내야수 잭 한나한은 종아리 통증으로 빠져 있다. 무릎 수술을 받아 5월 복귀하는 우완 류제국은 차치하더라도 고관절 통증으로 빠진 선발 우규민도 아쉽다. 그나마 A형 인플루엔자로 이탈한 외야수 박용택이 11일 두산전에 복귀했다.
개막 후 잘 나갔던 KIA도 부상자로 신음하고 있다. 이미 외야수 신종길이 시범경기에서 골절상을 입어 제외된 KIA는 개막전에서 김주찬도 도루하다 허벅지 통증으로 빠졌으나 그래도 6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잘 치던 주포 최희섭이 10일 삼성전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고, 백업 자원 박준태마저 허벅지가 좋지 않아 빠져 있다. KIA는 최근 4연패 중이다.
한화 역시 주전 2루수 정근우가 스프링캠프에서 아래턱뼈 골절상을 입어 엔트리에 없다. 각 팀 감독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부상자들에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 팀도 있다. 바로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다. 삼성은 주전 1루수 채태인과 필승조 심창민, 김현우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8승3패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팀 히트 상품 구자욱이 타율2할8푼6리 3홈런 7득점 8타점으로 채태인의 공백을 메웠다. 특히 채태인은 10일 KIA전에 복귀했지만 두 타석 만에 옆구리 통증으로 11일 1군에서 빠졌다.
복귀를 앞둔 심창민의 공백은 신용운이 메워주고 있다. 7경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류중일 감독은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급하지 않다"면서 느긋한 입장이다. 선수층이 두텁기에 가능한 말이다.
두산도 일단 부상 타격이 적은 팀으로 꼽힌다. 내야수 잭 루츠가 5일 롯데전이 마지막이지만 최주환이 5할 타율로 잘해주고 있다. 민병헌, 김현수 등 외야 공백은 정진호가 있어 크게 두렵지 않다.
부상이 달가운 팀은 없다. 특히 주전들이라면 더하다. 그러나 다친 선수들을 그래도 마음 편하게 치료하고 오라고 할 팀은 있다. 올 시즌 부상을 대처하는 각 팀들의 자세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