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가 대담집의 제목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뼈 아프게도 치유를 위한 사회적, 제도적 바탕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적 치유의 첫걸음은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집 천사'가 되는 일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정혜신 박사는 책에서 "치유는 아주 소박한 것입니다. 사람 마음을 어떤 순간에 살짝 만지는 것, 별 것 아닌데 사람이 휘청하는 것, 그냥 울컥 하는 것, 기우뚱하는 어떤 순간, 그것이 바로 치유의 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치유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정혜신 박사와 진은영 시인 두 사람은 사회적 트라우마를 사회적 맥락으로부터 분리해서 다루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세월호 참사'처럼 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한 트라우마는 개인의 내면적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결코 치유될 수 없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고립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혜신 박사는 "세월호 참사의 명확한 진상규명이야말로 트라우마 치유의 전제"라고 단언한다.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들의 싸움은 곧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치열한 몸부림인 셈이다. 정혜선은 이를 '잘 싸우려면 치유가 되어야 하고, 치유되어야 잘 싸울 수 있다'는 말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