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취재진 사이에서 외국인 타자 잭 루츠가 생긴 것에 비해 의외로 20대(29)라는 말이 나왔다. 이에 김태형 두산 감독(48)은 "루츠는 수염이 많아서 그럴 뿐 깎으면 어려 보인다"고 두둔했다.
그런 김 감독에게는 오히려 투수 유니에스키 마야가 더 부담스러운가 보다. 김 감독은 "마야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늙었더라"면서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같이 있으면 내가 친구랑 얘기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웃었다.
이에 취재진이 "쿠바 출신이라 나이가 더 들었을지 모른다"고 맞장구를 쳤다. 김 감독은 빙긋 웃으면서 "외국인들은 원래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취재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동양인을 보는 서양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쿠바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 출신 스포츠 선수들은 종종 나이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있다. 출생 연도가 불분명한 데다 어릴수록 선수 생활이 더 길기 때문이다. 야구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접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마야는 81년생으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중반 퇴출된 크리스 볼스테드를 대신해 합류해 11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ERA) 4.86을 기록했다.
쿠바 대표로 2006,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나선 마야는 2009년 미국으로 망명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빅리그 통산 16경기 1승 5패, ERA 5.80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시구는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승팀 OK저축은행의 로버트랜디 시몬이 맡았다. 같은 쿠바 출신 마야가 자신의 등판일에 맞춰 초청했다.
시몬은 87년생으로 마야와 6살 차이다. 두산 관계자는 "둘이 원래 알고 지낸 친구"라고 귀띔했다. 정말 마야의 진짜 나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