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디펜던트와 텔레그래프 등 영국 일간지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지난 1973∼2009년 스웨덴에서 성폭행 등 성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남자 2만1천566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성범죄자 아버지나 형제를 둔 남성이 역시 성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2.5%로, 일반인 가운데 성범죄자 비율 0.5%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는 또 성범죄에 유전적인 요인이 40%를 차지하고, 어린시절 학대 여부나 재산수준, 교육 등 개인적·환경적인 요인이 나머지 6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성범죄를 정당화하거나 성범죄자 가족이 반드시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수행한 시나 파젤 옥스퍼드대 법정신의학 교수는 "우리가 '성범죄 유전자' 같은 것을 발견했다는 의미는 분명히 아니다"라며 "대규모 연구를 통해 유전적인 요인이 성범죄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훌륭한 증거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젤 교수는 이어 "추가 연구를 통해 유전자가 성범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내야할 것"이라며 "만약 유전자가 영향을 미친다면 범행 원인에 직접 작용한다기 보다 일탈행위의 '매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니클라스 랑스트롬 교수 역시 "무언가가 유전적으로 정해졌다고 해도 환경을 통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며 "성범죄자 가족 내에서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한다면 잠재적인 성범죄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역학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