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클린업 트리오에서 유일하게 잠잠했던 타자가 있었다.
바로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다. 브라운은 넥센과 3연전에서 안타 1개에 그쳤다. 20타수 3안타로 타율은 1할5푼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만루 홈런이 하나 있긴 하지만, 4번 타순에서 팀에 중심을 잡아야 할 타자가 1할대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니 SK 김용희 감독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사실 브라운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난해 루크 스캇 악몽에 시달린 SK는 신중을 거듭해 외국인 타자를 뽑았다. 스프링캠프(타율 3할6푼8리, 1홈런)에서도, 시범경기(타율 2할8푼6리, 3홈런)에서도 김용희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 타자가 바로 브라운이었다.
그런데 브라운이 아직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용희 감독은 7일 케이티전에 앞서 "브라운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타율이 1할5푼이지만, 하나 맞으면 다음부터 풀릴 것"이라면서 "못 치는 선수가 못 치면 걱정이 되겠지만, 원래 잘 치는 선수니까 괜찮다. 곧 자기 평균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에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3회말 1사 1, 2루 찬스. 위기에 몰린 케이티는 3번타자 최정을 고의 4구로 거른 뒤 브라운과 승부를 선택했다. 브라운 역시 볼넷을 얻었지만, SK는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5회말 1사 2루에서도 최정과 정면 승부를 피하고 브라운을 상대했다. 브라운은 1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3번타자를 일부러 걸렀다는 것은 4번타자를 만만히 봤다는 의미다. 최정의 타격감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브라운의 타격감이 그만큼 떨어져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 7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다만 지금처럼 브라운을 일부러 상대하는 패턴이 이어진다면 투수들이 만만하게 여길 수 있다. 그렇게 투수들의 기를 살려준다면, 김용희 감독이 말한 평균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