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대책? 꼼수, 사회적 혼란"

연말정산 혼란,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데...

- 5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세금 늘어나는 사람은 거의 전부 구제
- 증세는 공평히 해야 하는데 편차가 굉장히 커
- 유럽 등은 대부분 소득 공제 원칙, 예외적으로 세액 공제하는데
- 세법이 너무 복잡 전문가가 봐도 잘 몰라
- 자녀 많아 교육비 많고, 부양가족 많아 병원비 많으면 증세 발생
- 외국은 고소득층 증세, 연봉 높으면 소득 공제 한도 제한
- 국민적 혼란, 사회적 비용 커
-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데, 책임지는 사람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7일 (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선택 (납세자연맹 대표)


◇ 정관용> ‘13월의 세금폭탄’ 이런 비판을 받았던 연말정산, 정부가 오늘 보완 대책을 내놓았어요. ‘5500만원 연봉 이하 되는 근로자들의 세금 부담은 전혀 늘어나지 않도록 세금부담 해소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런 설명인데요. 시민단체, 한국납세자연맹의 김선택 회장으로부터 평가를 좀 들어봅니다. 김 회장님, 나와 계시죠?

◆ 김선택>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정부가 보완대책 내놓은 것의 핵심 내용이 어떤 것들입니까?

◆ 김선택> 출산했을 때 자녀 한 명당 30만원의 출산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그리고 세 자녀부터 한 명당 30만원을 추가로 공제를 해 주고 6세 이하인 두 자녀부터 15만원 추가공제, 또 연봉이 5500만원 이하인 경우에 연금저축을 들면 12% 세액 공제해주던 것을 15%로 인상하고 근로소득 세액공제를 확대해서 연봉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 중에서 세금이 늘어나는 사람을 거의 전부 구제하는 보완책이 발표됐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특히 다자녀 가구들한테 과거보다 부담이 집중된다 했더니 그 내용도 포함됐군요?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납세자 연맹에서 분석해보시니까 실제로 이렇게 보완하면 5500만원 이하는 납세 세금부담이 전혀 안 늘어납니까? 어때요?

◆ 김선택> 일단 연봉 5500만원 이하는 사실상 보완책을 적용하면 대부분이 구제가 됩니다. 구제가 안 되는 부분은 연봉 5500만원 이상의 근로자 계층은 구제가 안 되고 특히 중상층 가구 이상에서 같은 연봉 대라도 세금이 굉장히 감소되시는 분도 있고 정체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편차가 굉장히 크고 특히 자녀가 대학교 다니거나 자녀가 많거나 안 그러면 부양 가족이 아파서 병원비가 많이 들거나 기부를 많이 하는 경우, 이런 경우에 세부담이 굉장히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사실 세금을 올리더라도 굉장히 불공평하고 원래 이번 세제개편 같이 이렇게 할 것이 아니고 선진국처럼 정말로 고소득자한테 세금을 거두려면 국민들한테 우리가 동의를 받아서 세율을 인상하고 그리고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그런 방안도 있는데 이렇게 꼼수를 하다 보니까 오히려 굉장히 사회적인 혼란과 사회적인 비용 그리고 이번에 개편안 보시면 알겠지만 세법이 너무 복잡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전문가도 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릅니다.

◇ 정관용> 그래요? 한꺼번에 여러 말씀을 쏟아내셔서 제가 하나하나 좀 정리를 하겠는데 먼저 꼼수라고 표현하신 이유가 뭡니까?

◆ 김선택> 세금을 증세를 하려면 근로소득세는 공평하게 해야 합니다. 공평하게 하는 부분 중에 가장 큰 것이 세율을 올리면 간단하죠. 우리 소득세법은 누진세로 되어 있기 때문에 고소득자가 세금이 증가합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세액공제로 전환하게 되면 실제로 자녀가 많아서 교육비가 많이 발생하거나 의료비, 부양가족이 아파서 병원비가 많이 발생하거나 오히려 기부금이 많이 발생하거나 이런 경우에만 증세가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소득공제방식을 세액공제로 바꾸게 되면 결과적으로 세금은 늘어나죠.

◆ 김선택> 늘어나는데 공평하지 않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 늘어나는데 기존에 소득공제로 많이 공제받던 분들이 공제폭이 줄어드니까 세금이 늘어나는 것이고 그분들은 교육비나 의료비, 기부금 많이 내던 분들, 이 분들이다?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연봉이 높더라도, 사실 똑같은 연봉 대라도 굉장히 오차가 크다는 거죠. 예를 들면 자녀가 있는 사람보다 자녀가 없는, 혼자 사시는 분이 오히려 감세가 되거나 세금이 적게 올라가게 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러면 외국, 주요 선진국들은 보통 소득공제, 세액공제 가운데 어떤 방식을 채택합니까?

◆ 김선택> 이번에 정부가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굉장히 선진국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많이 한다고 선진국 예를 들었는데, 캐나다 같은 경우죠. 사실상 납세명의를 조사한 바로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세액공제방식을 하는 나라들은 아주 예외적입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라든지 선진국 OECD 국가에서 소득공제가 원칙이고 이렇게 우리가 국가정책적으로 꼭, 예를 들면 주택저축이라든지 이런 정책 목적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세액공제를 하고 일반적으로 교육비라든지 의료비라든지 이런 필요경비적인 성격에서는 소득공제를 다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우리가 그동안 설명 듣고 이해했던 바로는 소득공제방식보다는 세액공제방식을 해야 고소득층들이 똑같은 교육비를 쓰더라도 옛날에는 똑같이 소득공제를 받아서 세금절감혜택을 받았다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절감혜택을 받도록 하는 게 세액공제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이렇게 우리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 김선택> 그런데 이번에 사실 그렇게 해 보니까 평균적으로 그렇게 되는 부분이 있지만 조금 전에 제가 설명한 대로 사실 같은 연봉 대에 오히려 우리가 자녀를 많이 출생하고 오히려 국가에서 조금 더 감세를 해 주어야 될 계층에서는 추가적인 증세가 일어나고 오히려 독신이라든지 아이가 없다든지 이런 분들한테 사실상 추가적인 감세혜택이나 증세가 좀 덜 되거나 이런 부담이 좀 생기는 거죠.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고소득층한테 증세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세율 인상하는 방법. 그리고 연봉이 높을수록 소득공제한도를 제한합니다.

◇ 정관용> 아, 한도 제한?

◆ 김선택> 네, 이런 방법을 통해서 사실 순리적으로 할 수 있는 건데 이번에 세율인상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 증세를 하려다 보니까 그런...

◇ 정관용> 정부 스스로도 저소득층에서 오히려 증세가 되는 그런 부작용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으니까 이번에 보완대책 낸 것 아니겠습니까?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이번 정부발표를 보면 연봉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 중에서 205만명이 증세가 됐습니다. 그런데 205만명이라는 것 자체도 엄청나게 큰 숫자고 특히 연봉 3000만원 대는 51%가 증세가 발생했습니다. 오히려 감세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했죠. 정부가 연봉 5500만원 이하는 증세가 없다고 우리가 세수추계 할 때 발표했는데 200만명이나 이렇게 증세가 많이 됐다는 것은 당초에 엉터리로 세수추계를 했다고 이번에 밝혀진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이번에 발표한 보완대책은 그러면 지난해 연말정산 지금 이미 다 끝났잖아요?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 적용되는 겁니까? 이번 보완대책, 새롭게 나온 것은?

◆ 김선택> 정부에서 발표한 소급적용 하겠다.

◇ 정관용> 소급적용 하겠다?

◆ 김선택>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서둘러서 이렇게 세법제도 바꾸다 보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꼼수 쓰다 보니까 문제가 터지고 문제 터지니까 다시 부랴부랴 보완하되, 소급적용해서 이제라도 구제해 주겠다, 이런 거군요?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한 500만명 이상이 평균 8만원을 받는다고 정부가 발표했는데 대부분이 연봉 5500만원 이하이고 5500만원 초과는 사실상 구제대상에 포함이 안 됐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계산해 보면 8만원 줄어드는 건 맞긴 맞습니까?

◆ 김선택> 일단 정부 발표가 그런 것이고 우리 납세자연맹에서 자체적으로 추계를 검증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정부발표에 의한 검증방법도 오늘도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발견이 됐습니다. 정부가 당초 세수추계 할 때는 월세 세액공제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월세에 대한 세액공제.


◆ 김선택> 네, 없어서 사실 이번에 세수추계 할 때 당초 정부가 제대로 세수 추계를 했는지를 검증할 때는 그걸 빼야 되는데 추가로 감세를 반영해서 시뮬레이션을 했습니다. 그러면 연봉 7000만원 이하의 구간에서는 사실상 증세가 굉장히 적게 계산이 되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도 사실상 추후에 우리 납세자연맹에서 제대로 한번...

◇ 정관용> 검증을 해야 봐야 되겠다? 이렇게 소급적용까지 해서 다시 조정하면 결과적으로 세수는 또 줄어들겠네요, 다시?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이거는 정말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죠. 이거 사회적인 비용이 얼마나 큰 겁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말이에요.

◆ 김선택> 애초부터 제대로 했으면 사실상 이렇게 안 됐죠.

◇ 정관용>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그랬는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어디한테 책임이 있는 거예요?

◆ 김선택> 우리 당초대로 하면 그 당시 사실상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죠. 그런데 그분들이 그때 법을 잘 통과시켰다고 영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기획재정부 관리들의 책임이고 사실 이건 여야가 합의해서 국회에서 법까지 개정한 것이죠?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여야도 다 사실 잘 몰랐던 겁니까? 이런 결과가 나올지?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하죠. 정부가 엉터리 세수추계를 제출했을 때 그걸 밝힐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이 없고 그리고 정부가 사실 달랑 종이 한 장만 제출했습니다. 산출내역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제출하지 않고도 법이 통과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죠.

◇ 정관용> 정부는 꼼수를 써서 제도개편안을 국회에 내고, 달랑 종이 한 장 내고 그걸 분석할 능력이 없는 여야는 합의해서 법을 바꾸고 정작 시행해보니까 예상치 못한 문제 막 터져 나오고 부랴부랴 보완대책을 만든다고 또 소급적용 해 주고 결국은 세수는 다시 또 줄어들고 그러면 애당초 돈 쓰기로 했던 것에 구멍은 또 뚫릴 것이고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김선택> 네, 그렇습니다. 세법이 너무 복잡해져서 이해할 수 없는 세법을 만들어서 납세자 협력비용도 굉장히 증가하고 오히려 공평하지 않은 체제가 된 것 같아요.

◇ 정관용> 제가 하나 빼놓은 게 상당히 많은 온 국민의 스트레스 지수는 올라가고.

◆ 김선택>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걸 빼놓았군요. 답답합니다. 수고하셨어요.

◆ 김선택>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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