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들도 침몰 중 |
▶ 잔인한 세월호 "딸 잃은 뒤 생리 끊겨" ▶"난 치료받을 자격 없어" 세월호 가족의 한탄 ▶[세월호 육성] "가슴에 빨간약이라도 바르고 싶어" ▶[세월호 육성] 절대 못죽는 세월호병을 아시나요?" |
하지만 아직은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
채 씨의 말이다.
CBS와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온마음센터)가 공동으로 세월호 유족 152명을 상대로 실시한 신체적 건강 실태조사 결과 유족들의 건강 상태는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잔인한 세월호 "딸 잃은 뒤 생리 끊겨")
그러나 유족들은 아직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응답자의 32.9%가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응답자의 46.5%가 '가족을 잃은 상태에서 나의 건강이 별다른 의미가 없어서'에 체크했다.
'희생된 가족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라는 이유도 22.5%나 됐다.
◇ 33%25 "내 건강에 의미 없어"…23%25 "죽은 가족에 대한 죄책감 때문'
유족들은 세월호 이후 찾아온 여러 질환에 대해서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세월호 가족 김정숙(46) 씨의 얘기다.
이에 대해 온마음센터 김수진 전문의는 "자식을 잃은 뒤 내 마음 편해지겠다, 내 몸 편해지겠다 하는 것 자체도 아이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과 스스로 힘들게 내버려둬야 되는 게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가족들에 대한 냉대, 경솔한 언행을 삼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치유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안산 사회복지관네트워크 '우리함께' 박성현 사무국장은 "가족들이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면서 2차 심리피해를 많이 받고 있다"며 "아직 아무것도 시작 안했는데 '이제 끝나지 않았냐'고 얘기하는 정서들이 오히려 가족들한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당신 정말 심각하니 치료를 받아야 돼' 라고 열심히 설명을 하거나, 아니면 일이 생기고 나서야 병원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치료방식도 약을 타기위한 진단이나 진료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계속 아픔을 공감해 가는 방식이 더 적합한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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