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이는 문재인… 권노갑 '모양새 빠진다' 불참 통보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권노갑 상임고문 (자료사진)
4.29재보궐선거 전패 위기감이 깊어지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동교동계에 긴급지원을 요청해 어렵사리 성사된 권노갑 고문과의 약속이 당의 미숙한 일처리로 무기연기됐다.


동교동계에서는 새정치연합이 5일 회동형식을 세 차례나 변경하고 당 원로들의 참석도 이끌어내지 못한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상임고문과 5일 국회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당 쪽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회동이 연기됐다. 언제 다시 열릴 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회동의 형식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차원에서 당 상임고문과 최고위원이 전원 참석해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기획됐었다. 회동의 형식이나 참석범위를 놓고 애초 치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아 주말을 지나는 사이 당의 결정이 번복되는 등 오락가락했다.

원로와의 대화→상임고문단·최고위원 연석간담회로 변경됐는데, 참석할 사람이 몇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자 동교동계는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의 A전직 의원은 "당에서 회동의 형식을 3번 바꿨다. 처음에는 상임고문단 회의를 관악사무실에서 열기로 돼 있었고, 그 다음에는 원로와의 대화, 또 그 뒤에는 상임고문단·원로연석회의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원로는 꾀 많은 숫자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3명이 앉아서 선거대책을 논의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 "그래서 권 고문이 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고 밝혔다.

권노갑 고문의 한 측근은 "권 고문이 (연기를 요청한 게)아니라 세분의 의견에 따라서 취소가 된 것이지 권 고문이 취소시킬 일이 아니다"라며 "권 고문이 직접 대표실에 전화를 걸어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권노갑 고문은 동교동계의 반대를 무릎쓰고 선거를 지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비쳤지만 회동을 위한 모양새가 갖춰지지 않으면서 모양이 우스운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번 회동은 지난주 후반부, 갈수록 나빠지는 선거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 가운데 하나로 새정치연합 지도부에서 먼저 요청해서 이뤄진 것이지만 너무 서두르다 보니 준비부족으로 사실상 회동이 무산돼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됐다는 지적이다.

동교동계 전체가 현 지도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마당에 당측의 귀책사유로 약속이 연기된 것이어서 동교동계의 감정은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졌을 가능성이 낮고, 호남정서에도 역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선거는 하루씩 다가오고 문재인 대표는 더 다급해졌다. 휴일인 5일 서울 관악을 선거구를 찾아 정태호 후보지원에 나섰다 서원동성당에서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와 마주치자 가볍게 악수만 나눴다.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넘겨 주임신부와의 면담을 마치고 성당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려는 과정에서 취재진이 붐비자 "인사를 방해하시는 거냐"면서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등 여유를 잃은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으로부터 '호남 홀대'라는 비판을 듣고 권노갑 고문과의 약속은 깨지는 등 스텝이 자꾸 꼬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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