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양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하던 정부와 정치권 일각이 이제는 배·보상 지원금을 발표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돈 문제로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진상규명 요구 속 난데없이 '일인당 수억 받는다' 발표
지난 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정부가 희생자와 피해 가족들을 돈으로 능욕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정부 시행령안 즉각 완전 폐기 및 특조위 시행령안 수용·공포 ▲세월호 선체 인양 공식 선언 및 구체적인 추진일정 발표 ▲2개 요구조건이 만족될 때까지 모든 배·보상 절차 전면 중단 등을 촉구하며 삭발식까지 단행했다.
해양수산부(해수부)가 전날 세월호 사고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지급기준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
해수부는 사망자 1인당 평균 배상금이 단원고 학생 4억 2000만원, 교사 7억 6000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위로지원금과 보험금을 포함하면 각각 8억 2000만원과 11억 4000만원을 지급받게 될 것이라는 추정치까지 내놨다.
그러나 그 액수를 놓고 여론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으며, 해수부가 배상금에 대한 착시 효과를 만들어 부정적 여론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유가족들은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인양을 촉구하는 여론을 잠재우고, 돈 몇푼 더 받아내려고 농성하는 유가족으로 호도하려는 정부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배·보상이 아니라 선체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 철저한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했다.
◇ 참사 1주기 앞두고 비판여론 비껴가려는 '꼼수'
박근혜 대통령부터 참사 한달 뒤 "이런 때일수록 민생 챙기는 일에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야 하다"고 강조했고, 곧이어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황우여 부총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민간 소비 심리가 위축 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후 세월호 인양 논의가 이어지자 정치권은 비용을 문제 삼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문해남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지난해 11월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전문가들 자문 결과 세월호 인양 비용은 대략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인양기간도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틀 뒤 한발 더 나아가 "해수부에서 1000억원 정도 든다고 하는데 3000억원 정도로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것이 예상된다"며 세월호 인양의 문제를 돈의 논리에 가두려 했다.
지난 2일에는 결론을 내리듯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선체는 인양하지 맙시다, 괜히 사람만 또 다칩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돌리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비용'이라는 요소를 부풀려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면서 "진상 규명을 통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흐름이 있을 때마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