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 없는 '꽃보다 할배'…제작진, 초심 잃었나?

'꽃보다 할배 in 그리스'에 최지우만 보이고 할배들이 보이지 않는다.

3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 in 그리스' 2화는 사막 사파리 투어 등 두바이에서의 마지막 관광 일정과 그리스 아테네의 도착 과정을 그렸다.

방송은 '새로운 짐꾼' 최지우에 방점을 찍었다. 최지우는 시종일관 밝은 미소와 할배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할배들의 입에 직접 먹을 것을 넣어주는가 하면 시기적절하게 커피와 차를 대접해 주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또 두바이에서 마지막 날 오전 일정에 빠진 백일섭을 살뜰히 챙기는 정겨운 모습도 보여줬다.


그리스에 도착해서도 '할배들을 위해 떡국을 대접해야 한다'면서 재료 준비를 위해 장을 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순재와 신구도 "촐싹거리지도 않고 하는 짓이 참 예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이 최지우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주기 위해 고심한 노력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사막 사파리 투어에서는 솔직하고 털털한 '리액션 여배우'의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떡국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과소비녀'라는 캐릭터로 이서진과의 케미를 부각시켰다.

또 여행 출발 전 최지우가 집에서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만물상 아가씨'라는 캐릭터도 만들어줬다. 최지우의 세심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꽃보다 할배 in 그리스' 1화에 이어 2화에서도 최지우는 별처럼 빛났지만 할배들의 존재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신구와 아내를 위해 사진을 챙기는 박근형, 그리고 아내와 잠시 통화를 하는 이순재의 모습이 스치듯 지나갔을 뿐이다.

지난주 첫 방송이 나간 뒤 제작진은 "2화부터는 할배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이 아니었다.

시청자들이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전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70대 노인이 좌충우돌 배낭여행을 하는 모습에서 용기와 위안을 얻는 다는 점이다. 또 그들이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에는 삶의 지혜와 사랑과 성찰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최지우는 죄가 없다. 그녀는 '짐꾼'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매력적이고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짐꾼은 짐꾼이다.

제작진이 방송에서 그녀의 역할을 부각시키면 시킬수록 '꽃보다 할배'는 그만큼 초심을 더 잃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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