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 치킨이 그냥 '큰' 치킨 된 사연

2010년 '통큰 치킨' 판매했다 영세상인 피해 비판…이후 '큰 치킨'으로

'통큰 치킨'이 아니라 그냥 '큰 치킨'.

롯데마트가 창립 17주년을 맞아 6,500원에 판매하는 치킨 상품이다. 롯데마트의 자체제작 상품(PB)에 '통큰'이라는 브랜드가 붙는 것을 감안하면, '큰 치킨'에는 '통' 자가 빠져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가 성공적으로 런칭했다고 자부하는 브랜드 '통큰'을 치킨 상품에 붙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사연은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마트는 전국 82개점에서 프라이드 치킨 1마리(900g)를 5,0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름하여 '통큰 치킨'.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가는 치킨 전문점 판매가의 3분의1 수준이라 소비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앞서 이마트가 내놓은 '반값 피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 제품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과 그 인기만큼, 대형마트들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침범한다는 비판이 상당했다.

치킨 한 마리가 2만원을 향해 달려가는 당시 상황에서 롯데마트를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롯데마트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더 큰 비판에 무릎을 꿇었다. "남아 있는 통큰 치킨 수만 마리를 기부하겠다"며 통큰 치킨 판매를 중단해 버린 것이다.

그렇게 다음 해인 2011년부터 '통큰' 은 사라지고 '큰 치킨'만 남게 됐다. 가격도 인근 치킨집을 위협할 만할 정도는 아닌 9,900원, 다른 대형마트 수준으로 정했다. 2015년 올해까지 '통큰 치킨'은 없고 여전히 '큰 치킨' 뿐이다. 3일부터 6,500원에 판매하긴 하지만 창립 17주년 맞이, 8일까지 6일 뿐이다.

박상용 즉석식품 상품기획자는 "야구 시즌과 나들이 시즌을 맞이해 품질을 강화한 큰 치킨을 선보이게 됐다"며, "치킨 2만원 시대에 간식 거리의 가격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통큰 치킨이 당시 워낙 큰 논란이 됐기 때문에 '큰 치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할인 판매도 창립 기념 행사 차원에서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인 행사라고는 하지만 2010년 롯데마트가 받았던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근의 한 치킨집 관계자는 "아무리 기간이 짧다고 해도 타격은 타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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