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카는 문서를 위조해 부동산을 처분한 뒤 예금까지 노렸으나, 이미 또다른 일당이 빼돌린 뒤였다.
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한국전쟁 때 홀몸으로 월남한 A(사망당시 88세) 할머니는 삯바느질을 하며 돈을 모았다. 또 모은 돈은 주변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챙기며 수십억 원대 재산을 모았다.
A 할머니가 2007년 11월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자, 평소 연락을 하며 지내던 5촌 조카 B(65)씨는 유산을 노리고 소송을 준비했다.
하지만 소송을 통해 유산을 물려받을 확률이 낮은 탓에 변호사 사무장 김모(69)씨 등 2명과 범행을 계획했다.
먼저 A 할머니가 살아있을 당시 자신의 연대보증을 선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뒤, 채무에 대한 대물변제 형식으로 2008년 5월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주택을 처분해 4억 5000만원을 손에 넣었다.
이후 B씨는 A 할머니의 수억 원대의 예금까지 욕심이 생겼고, 2012년 3월 미리 위조해 둔 유언장을 이용해 '유언집행자선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언 집행자로 선임된 변호사는 A 할머니의 예금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자녀가 없는 A 할머니의 아들 명의로 8억 5100만원이 인출된 것.
변호사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그 결과 강모(66)씨 등 4명이 2009년 4월 6일 A 할머니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해 예금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김씨와 강씨 등 2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B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 일당에 대한 수사 중 B씨의 범행도 적발됐다"며 "강씨 일당은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주범은 C씨라고 주장하는데, C씨가 숨진 탓에 자세한 범행 수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