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당은 지난해 말부터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이명박 정부 못지 않게 해외 자원개발 실패가 있었다고 반박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 때문에 사실관계를 덮어두고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기위한 정치적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새누리당, 이미 지난해 'MB 자원외교 수익성 악화 지적'
1일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이 공개한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 공기업개혁분과 공청회(2014년 9월 19일) 자료에는 한국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08년 이후 수익성이 저조한 것으로 예상됐다고 평가했다.
경제혁신특위는 한국석유공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한국석유공사의 유전개발사업은 1999년 이전에 추진한 사업에서는 순수익을 거둘 것으로 평가된 반면 2008년 이후 추진 사업에서는 23억 1,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2008년 2월 25일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석유공사 유전개발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경제혁신특위는 또 한국석유공사가 경제성 평가 결과가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캐나다 하베스트사와 M&A를 추진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베스트 매입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한 5개의 M&A 사업중 유일하게 하베스트사의 매입금액이 순수 자산가치평가액보다 높았으며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3억 5700만 캐나다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야당에서 문제 제기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개발특위는 석유공사에 이어 한국가스공사의 부채증가 원인으로도 해외투자 사업을 지목했다.
자료에 따르면 해외투자사업의 경우 1999년 이전에 추진된 LNG 도입 연계 사업에서는 20억 100만달러의 큰 수익을 거둔 반면, 2008년 이후에 추진된 가스전 개발사업에서는 손실을 기록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 가스공사의 설립목적이 LNG의 안정적인 국내 도입에 있었으나 2011년 자원개발 참여를 허용하면서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개발특위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암바토비 니켈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투자비가 당초 투자계획 당시인 2006년에 비해 2013년 5배 수준인 11억 3500만 달러로 크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광물자원공사의 역량을 고려할 때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단독 운영에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암바토비, 볼레오 사업의 지분을 조기에 국내 업체에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새누리당, 이명박 정부에 화살 쏠리자 '이명박 방패' 자처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화살이 쏠리자 새누리당은 입장을 바꿔 전 정권 옹호하기에 바빠졌다.
새누리당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
여당이 이런식으로 버티면서 수십조원을 날린 자원외교 청문회도 기약할수 없게 됐다.
여야 특위 위원들의 증인채택 협상의 잇따른 결렬 탓에 이번 국정조사는 단 한차례의 청문회조차 열지 못한 채 종료될 운명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을 핵심증인 '5인방'으로 꼽고 증인채택을 주장했고, 새누리당은 문재인 대표 등을 증언대에 세우자고 맞서왔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새누리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5인방 방패막이 노릇을 하고 책임 져야 할 사람들은 새누리당 등뒤에서 나오지도 않다. 이것은 의회주의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역시 "자원외교 핵심 당사자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하는 새누리당의 몽니에 있다"며 "수십조원의 혈세를 탕진하며 사적 이익을 편취했던 (MB정부의) 권력형 비리 진상을 덮어두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