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책임감’, 떠나는 차두리의 마지막 당부

대표팀 후배들에 '태극마크'의 상징성 강조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끝으로 A매치 76경기에 출전하고 14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감하는 차두리는 후배들에게 국가대표의 분명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윤성호기자
마지막까지 ‘두리 삼촌’은 후배들을 걱정하고 격려했다.

차두리(서울)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끝으로 14년간의 축구 국가대표 생활을 마무리했다.


자신의 76번째 A매치에 선발 출전한 차두리는 성대한 은퇴식과 함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차두리는 3만3514명의 축구팬 앞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고, 팬들은 차두리를 향해 기립박수로 그간의 활약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 14년 간의 국가대표 생활, 차두리는 어느덧 20대 초반의 대학생에서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그만큼 차두리는 성장했고,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하지만 차두리는 긴 말을 하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메시지는 간결했고, 명확했다.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하고 평가전을 하는 것은 정말로 복 받은 일이다. 하늘에서 정해준 선수만 할 수 있다”고 입을 연 차두리는 “이 점을 잘 알고 감사하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많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오지 못한다. 들어오더라도 얼마 못 가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들어왔을 때 무언가 보여주고 오래 남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들어와야 한다. 그러다 보면 경쟁이 되고 대표팀도 강해질 수 있다. 우리는 유럽이나 남미와 달라서 한정된 자원을 발굴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하는 만큼 자칫 대표팀의 중요성을 잊지는 않겠냐는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 차두리는 “한국은 유럽과 달리 소속팀이 아니라 대표팀이 우선”이라며 “오늘 같은 평가전을 통해 팬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매 경기 열정을 다하고 즐겁게 임해야 팬이 늘어나고, 다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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