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판 삼성화재' V-리그에 기업은행 시대가 열렸다

"이 맛에 우승하지." IBK기업은행이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장면. (자료사진=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V-리그 여자부 막내다.

그런데 실력은 막내가 아니다. 2011년 8월 공식 창단해 2012~2013시즌 창단 2년 만에 통합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2013~2014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에 패했다. 그리고 2014~2015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창단 후 4시즌 동안 3차례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단숨에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정규리그 1위는 크게 의미가 없었다. 1위 도로공사보다 2위 기업은행이 더 강했다.

기업은행은 31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0(25-15 25-23 25-19)으로 이겼다. 내리 3연승을 거둔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아쉬움을 털고 2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복귀했다.

물론 정규리그 1위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기업은행도 지난 시즌에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압도적이었다. 여자부 최초로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끝내버렸다.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딱 한 세트만 내줬다. 물론 도로공사도 장소연, 정대영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핑계가 있겠지만, 기업은행의 힘으로 완벽하게 눌러버린 챔피언결정전이었다.

데스티니, 김희진, 박정아 '삼각편대'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데스티니가 26점, 김희진이 15점, 박정아가 16점을 올렸다. 1~3차전 합계 데스티니가 81점, 김희진이 43점, 박정아가 50점이다. 도로공사는 니콜이 3경기에서 홀로 79점을 기록했지만, 3차전에서 문정원이 10점을 올린 게 1~3차전 국내 선수 최고 득점이었다.

세터 싸움에서도 김사니가 지난 시즌 MVP 이효희를 압도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도 김사니의 몫이었다.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세터가 MVP를 받은 것은 김사니가 최초다.

여기에 채선아와 리베로 남지연은 수비로 승리에 기여했다. 센터 김유리도 도로공사 두 베테랑 센터 장소연, 정대영에 꿀릴 것이 없었다.

그동안 남자부가 삼성화재 천하였다면, 여자부는 이제 기업은행 천하다. 주전 선수 가운데 4명(김희진, 박정아, 채선아, 김유리)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년 밖에 되지 않았다. 독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V-리그에 기업은행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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