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가 몰아친 '폭풍 3분'에 동부산성 무너져

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2차전 싹쓸이

모비스의 2차전 승리를 이끈 문태영 (사진제공/KBL)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속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랜지션(transition)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에 도전하는 원주 동부. 김영만 감독은 실책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정규리그에서 패할 때는 물론이고 지난 1차전에서 패한 이유 중 하나도 승부처에서 나온 실책 때문이었다. 김영만 감독이 31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당부한 것 역시 실책을 줄이자는 내용이었다.

모비스는 뜻대로 경기가 풀렸다. 동부는 반대였다. 양팀의 희비가 3쿼터 시작 후 약 4분 만에 극명하게 엇갈렸다.

"동부는 1차전 때 실책이 많았고 슛률이 안 좋았다. 오늘 경기력은 1차전보다 무조건 나을 것"이라는 유재학 감독의 우려대로 동부의 전반전은 나쁘지 않았다. 3점슛 7개 중 5개를 성공시키며 43-35로 앞서갔다.

흐름은 3쿼터 초반에 바뀌었다. 전반전과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양팀 모두에게 너무 큰 반전이었다.


문태영이 골밑 돌파로 후반 첫 득점을 터뜨렸다.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였다.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의 틈을 노렸다.

모비스의 공격 템포는 전반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빨랐다.

모비스는 속공 득점으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슛을 놓쳤지만 뒤따라온 문태영이 풋백 득점을 성공시켰다.

계속된 모비스의 수비에서 동부의 가드 안재욱이 실책을 범했다. 상대의 실책은 곧 속공 기회를 뜻한다. 이번에는 문태영이 놓친 슛을 라틀리프가 공중에서 잡아 그대로 림 안에 꽂았다.

모비스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몰랐다. 또 한 차례 수비에 성공한 모비스는 양동근이 속공을 시도,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8점 차로 뒤진 채 후반전에 돌입한 모비스는 3쿼터 시작 1분42초 만에 43-4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김주성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함지훈은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모비스는 46-43으로 앞서갔다. 후3쿼터 시작 3분 만에 연속 11점을 몰아넣어 전세를 뒤집은 것이다.

라틀리프가 3쿼터 초반 4번째 반칙을 범했지만 아이라 클라크가 들어가 빈 자리를 잘 메웠다. 양동근과 문태영이 공격에서 힘을 냈고 빠른 템포로 지친 동부를 괴롭혔다. 시간은 모비스의 편이었다. 점수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결국 모비스는 동부를 83-65로 누르고 파죽의 홈 2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울산동천체육관에는 공중파 중계 편성 관계로 경기 시작을 오후 7시에서 오후 5시로 바꾼 KBL의 결정 때문에 관중수는 3028명(유료 관중 2841명)에 불과했다. 모비스의 정규리그 평일 평균 관중보다 약 천명 정도 적은 숫자다.

관중수는 예전보다 적었지만 팬들의 응원은 어느 때보다 열렬했다. 선수들에게는 고스란히 에너지로 전달됐다. 문태영은 30점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양동근도 17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모비스는 장점을 극대화했다. 속공에서 동부에 5대2로 앞섰다. 반면, 동부는 고질적인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모비스가 10개의 실책을 범한 반면 동부는 15개로 더 많았다.

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모비스와 반격이 절실한 동부의 3차전은 오는 4월2일 원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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