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31일 이규태(64)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이 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예비역 공군 준장 출신 권모(60) 전 SK C&C 상무와 조모(49) 전 솔브레인 이사를 함께 구속기소했다.
이 회장 등은 2009년 4월부터 2012년 7월 사이 전자전훈련장비 공급업체인 터키 하벨산사측 담당자와 공모해 SK C&C가 전자전장비의 주요 구성품을 개발할 것처럼 속여 9,617만 달러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훈련장비 도입 과정에서 개발비 등을 허위청구해 돈을 가로챘을 뿐만 아니라 전자전장비 곳곳에 결함이 생겨 정상적인 작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터키 하벨산사의 대리인 자격으로 방위사업청과 협상자리에 앉은 이 회장은 조작한 비용 자료를 제출하면서, SK C&C가 신규 연구·개발에 나선다며 훈련장비 가격을 2배 가까이 불렀다.
하벨산사가 국내업체 참여 없이 직접 공급할 경우 책정한 공급가격이 5,120만 달러였지만 이 회장이 요구한 가격은 무려 9,617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훈련장비 도입과정에서 SK C&C의 연구·개발은 없었다.
이 회장은 하벨산사가 이미 개발한 기존 제품이나 일광공영의 계열사인 솔브레인이나SK C&C를 통해 국내외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장비를 마치 신규개발한 장치처럼 속여 납품했다.
전자전 장비의 운영프로그램인 C2프로그램은 하벨산사가 가지고 있던 기존 제품을 납품했고, 채점장비(TOSS)는 싱가폴 업체로부터, 신호분석장치(SAS)는 프랑스업체로부터 구입해 납품해 놓고 국내에서 개발한 것으로 속였다.
이렇게 헐값에 구입한 장비들은 일부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유지 보수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이미 이규태 회장의 지난 10년간 거래내역이 담긴 자료들을 확보한 터여서 이 회장을 둘러싼 방산비리 수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