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몬을 플레이오프부터 확실히 점프가 낮아졌다. 빠르게 빼주는 후위공격이나 속공은 여전히 강력했지만, 오픈 공격은 정규리그만 못했다. 높이가 떨어지니 서브에도 힘이 빠졌다.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거듭할 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졌다.
3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시몬의 몸은 확실히 무거웠다. 물론 시몬은 아픈 무릎으로도 24점을 올렸다. 다만 코트에 팍 내리찍는 맛이 덜했다. 속공이나 후위공격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만, 오픈 공격에서는 공이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었다.
대신 리베로 정성현이 시몬의 부담을 덜어줬다.
OK저축은행은 2차전에서도 삼성화재를 3-0(25-22 25-20 25-2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남은 3~5차전에서 1승만 거두면 창단 두 번째 시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V-리그 출범 후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정확히 세 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리베로가 주포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표현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2차전은 딱 그랬다. 정성현의 정확한 리시브가 없었다면, 세터 이민규의 토스가 어쩔 수 없이 시몬에게 향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리시브가 정확히 올라가면서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시몬도 장기인 속공을 100% 활용할 수 있었다.
삼성화재는 2세트부터 서브를 아예 레프트 송희채에게만 집중했다. 정성현을 피한 셈이다. 자신에게 서브가 온다는 사실을 알자 송희채도 덩달아 살아났다.
덕분에 이민규는 시몬 외에도 다양한 공격 루트를 사용했다. 1세트에서는 속공을 주로 사용하더니 2세트에서는 살아난 시몬을 활용했다. 3세트에서는 시몬과 송명근의 좌우 후위공격에 기회만 나면 속공을 썼다.
이날 OK저축은행은 속공 13개, 시간차 6개, 퀵오픈7 개를 성공시켰다.
정성현은 리시브 15개 중 12개를 정확히 이민규 머리 위로 배달했다. 또 디그도 11개나 잡아냈다. 물론 스포트라이트는 시몬과 송명근(14점) 등 공격수들이 가져갔다. 하지만 공격수들의 스포트라이트는 정성현의 수비가 일궈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