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조무제 울산과기대 총장이 초대 과기원 총장으로 다시 선임되기 위해 규정을 위반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울산과기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9월 초대총장으로 선임된 조 총장은 4년 뒤 연임에 성공했고, 오는 8월 31일 2대 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과기대는 총장 임기가 5개월여 남은 상황인 만큼 학칙에 따라 후임 총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후임 총장 선임 절차는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임기 만료 180일 전에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총장추천위원회는 교원과 직원, 이사회 추전 인사, 미래부 추천 인사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총장 임기 만료 60일 전에 총장 후보 3명을 추천한다.
이후에는 이사회가 총장 임기 만료 45일 전에 후보자 1명을 추려내고, 미래부장관이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얻으면 총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조무제 총장의 임기 만료일이 8월 31일인 것을 감안하면 총장추천위원회는 이달 4일 이미 구성돼야 한다.
그런데 과기대는 지난 1월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절차를 모두 중단했고, 현재까지 위원회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는 기존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울산과기대 측은 과기원 전환이 확정되면서 총장 선임 절차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과기대 관계자는 “오는 9월이면 과기원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총장 선임 절차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며 “곧 구성되는 울산과기원 설립준비위원회가 총장 선임 절차나 방법 등을 결정하면 그에 따를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기대 총장이 아닌 과기원 총장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과기원 설립준비위원회가 총장 선임 절차 등을 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기원전환법’의 경우 공포된지 6개월이 지난 9월 2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때문에 아직 기존 ‘과기대법률’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규정을 어겨가며 다른 방식의 총장 선임 절차를 거치는 것은 조무제 총장이 과기원 초대 총장에 선임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 내부 인사들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울산과기대 직원은 “총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총장 선임 절차가 진행될 경우 내부 분위기로 미뤄봤을 때 조무제 총제의 선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본인에게 비교적 유리한 설립준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총장을 뽑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은 “총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임된 총장은 과기원으로 전환되더라도 과기원 총장직을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규정상, 절차상 아무런 무리가 없다”며 “반면 과기원 설립준비위원회를 통해 총장을 뽑을 경우 총장직이 한달여 동안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무제 총장은 임기 만료를 앞둔 지난 2010년 정년 제한에 따라 연임이 불가능해지자 정관 개정을 통해 2대 총장에 뽑히려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 총장은 실제 개정을 통해 이듬해인 2011년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