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0일이 갓 지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탈당파인 천정배, 정동영 전 의원 등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은 또다시 적지 않은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갈수록 불리해지는 판…새정치 '비상'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한 후 지지율이 오르는 등 순항을 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4.29 재보궐선거로 고비를 맞게 됐다.
천정배 전 의원의 출마로 안방인 광주 서구을에서도 쉽지 않은 싸움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 관악을에서도 대권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정 전 의원 뿐 아니라 정의당 이동영 후보, 노동당 나경채 후보, 통진당 출신 이상규 전 의원 등 후보가 5명이나 된다. 보수진영에선 오 후보 외에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가 있을 뿐이다.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30대 중반이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보궐 선거여서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이 이기기 어려운 구도"라고 분석했다.
정태호 후보와의 경선에서 낙마한 김희철 전 의원의 조직이 어느 쪽을 도울 지도 선거 순위를 결정할 변수가 될 수 있다.
인천 서구.강화을 역시 여권 후보가 줄기차게 당선된 곳이어서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지역이 아니다. 이 곳에선 새누리당 후보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신동근 후보가 나섰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이 안 나왔으면 2곳 이상 이길 수 있는데,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선거결과에 따라 야권 후폭풍 불가피
야권 후보가 난립한 현재 구도대로라면 여당이 3대1 이상으로 승리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새정치연합을 포함한 야권에 여진을 몰고올 전망이다.
우선 4.29 재보선 패배는 문재인 대표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취임이후 탕평인사와 중도로의 외연 확장 등으로 무난하게 당을 이끌고 있던 상황에서 자칫 선거 책임론과 함께 해묵은 계파갈등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관악을에서 패배할 경우 깊은 상처를 낼 개연성이 크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수도권에서 야당이 전패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대두되고 이를 놓고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며 "이는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문 대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영삼 포커스컴퍼니 전략연구원장은 "최근 여론조사처럼 정동영 전 의원이 2등을 할 경우 정 전 의원에 대한 '야권 분열' 비판도 나오기 어렵다"며 "이는 그만큼 문 대표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승리하면 야당 교체를 내걸고 진보정당을 추진하는 국민모임도 일정부분 정치적 명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정 전 의원이 3등으로 여당 후보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 사실상 정치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그가 막판까지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한 것은 이에 대한 고민이 깊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모임도 세력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패배의 책임을 정 전 의원에게 돌릴수 있는 명분을 얻을수 있을 수 있다. 만약 승리한다면 문 대표는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며 당 장악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