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는 플레잉 코치인 베테랑 장소연(41)에 FA로 정대영(34)과 이효희(35)가 합류했다. 덕분에 V-리그 원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셋 모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니 서남원 감독도 챔피언결정전에 자신감을 가질 만했다.
그런데 믿었던 베테랑들이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레프트가 약한 상황에서 장소연, 정대영의 센터진마저 흔들리니 1~2차전은 그야말로 완패였다.
1차전에서 장소연은 1점에 그쳤다. 정대영이 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13점을 합작한 IBK기업은행 센터진의 젊음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공격에서 속공 3개, 이동공격 1개가 전부였다. 레프트에 약점을 보이는 도로공사로서는 니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2차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장소연이 속공 1개, 이동공격 3개를 성공시키며 6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대영이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정대영은 5점을 냈지만, 공격 득점은 시간차 1점이 유일했다. 공격성공률은 8.3%에 그쳤다. 또 니콜은 쉴 새 없이 스파이크를 때려야 했다.
반면 기업은행 센터진은 2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김유리가 초반 6점을 몰아쳤고, 김희진은 4세트에서만 10점을 올리는 등 20점을 기록했다. 센터 포지션에서 승패가 갈린 셈이다.
그렇다면 두 베테랑들은 왜 챔프전에서 부진할까.
이유는 있었다. 장소연은 신우신염, 정대영은 스트레스성 두드러기로 고생하기 있었다. 시즌을 힘겹게 치러온 만큼 탈이 났다.
서남원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핑계가 될 것 같아서 말을 안 했는데 장소연은 신우신염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느린 상태"라면서 "정대영은 스트레스성 두드러기인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버티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벼랑 끝이다. 한 경기만 져도 시즌은 끝난다.
물론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장소연과 정대영은 V-리그 최고 베테랑이다. 게다가 아프다고 대충할 수도 없는 챔프전이다. 과연 두 베테랑이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고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서남원 감독은 3차전도 '공격'을 선언했다. 다만 두 베테랑의 달라지지 않는다면 3차전 역시 니콜의 공격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