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올해 히트작으로 꼽히는 구자욱은 28일 대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개막전에서 5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2-0으로 앞선 3회 오른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2타점 2루타로 6-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3회 이명기의 키를 넘는 타구를 껑충 뛰어 잡아내 아웃시키고, 수차례 강습 타구를 능숙하게 처리해냈다. 다만 구자욱은 4-0으로 앞선 5회 수비에서 임훈의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해 옥에 티였다.
경기 후 구자욱은 소감을 묻자 "많이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 친 거 말고 다른 타석들이 충분히 칠 수 있는 공들이었는데 다른 타석들이 너무 아까웠다"는 게 이유였다.
첫 경기 소감을 다시 물었는데도 "수비는 만족을 못 하고 그런 쉬운 타구도 깔끔하게 처리해줘야 한다"면서 "방망이도 타점을 올렸지만 다른 타석들이 너무 아까웠다"고 했다. "
충분히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공인데 범타로 쳤다"면서 "매 타석 안타 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첫 안타와 타점이다. 구자욱은 "치는 순간 공이 관중 쪽에 가려서 잘 안 보였다"면서 "그래도 맞자마자 안타를 직감했다"고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그래도 첫 안타가 빨리 나와서 좋았다"면서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김한수 코치님이 얘기했는데 다른 타석들이 너무 아까웠다"고 또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끄럽다는 말도 나왔다. 구자욱은 "드라이브성 타구를 막으려고 했는데 타구가 밑으로 갔다"면서 "알을 깐 게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여유를 조금 더 찾아야 한다"면서 "볼에도 손이 많이 나간 것은 욕심이고, 수비도 급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우상 이승엽(39) 선배와 뛴 것은 벅찼다. 구자욱은 "이승엽 선배와 유니폼을 입고 같이 뛰는 게 꿈이었다"면서 "첫 번째 꿈은 이뤄졌고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첫 번째 꿈은 이뤘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우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첫 안타와 타점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연신 내뱉는 성격이라면 나머지 꿈도 비현실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