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데뷔 첫 안타? 알까서 부끄럽네요"

삼성 구자욱이 28일 SK와 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1군 데뷔전에서 안타를 때려낸 뒤 2루에서 보호대를 풀고 있다.(대구=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칭찬했다. 이 정도면 만족할 데뷔전인데 정작 본인은 얼굴에 진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삼성의 기대주 구자욱(22)이 프로 입단 3년 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2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6번 타자 1루수로 나와 5타수 1안타 2타점으로 6-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치로는 평범하지만 값어치는 특별했다. 2-0으로 앞선 3회 1사 2, 3루에서 구자욱은 상대 선발 밴와트의 변화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뽑아냈다.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린 사실상의 쐐기타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구자욱의 중요한 2타점이 초반 경기 흐름에 도움이 됐다"고 흐뭇해 했다.


결국 삼성은 구자욱의 적시타 등 선발 전원 안타(13개)로 6-1로 이겼다. 선발 피가로가 6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구자욱은 3회 키를 넘기는 이명기의 타구를 껑충 뛰어 잡아내는 등 수비도 깔끔했다.

경기 후 구자욱은 "데뷔 첫 안타를 때린 것은 좋았지만 나머지 타석이 아쉽다"고 썩 좋은 표정만은 아니었다. 구자욱은 "충분히 안타를 때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에서도 알을 깠다"면서 "부끄러웠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구자욱은 4-0으로 앞선 5회 수비에서 임훈의 타구를 뒤로 빠뜨렸다.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피가로가 이후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부담이 없었다고 했지만 데뷔전은 데뷔전이다. 구자욱은 "긴장을 안 하겠다고 했지만 관중이 많은 데서는 처음이라 좀 영향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첫 안타의 짜릿함은 강렬했다. 구자욱은 "스윙을 하는 순간 안타인 줄 알고 열심히 뛰었다"면서 "그런데 관중이 많아 타구가 날아가는 게 보이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다음 경기에는 더 잘하겠다는 다짐이다. 구자욱은 "오늘 이승엽 선배 다음 타순에서 같이 뛰었는데 꿈이 이뤄졌다"면서 "내일부터는 긴장하지 않고 수비도 잘 하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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