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에게 개막전은 지난 2000년 삼성 사령탑 이후 처음이다. 이후 김 감독은 롯데 수석코치와 2군 감독, SK 2군 감독 등을 역임했지만 1군 지휘봉은 긴 시간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15년 만의 개막전"이라면서 "이제 144경기의 첫 경기가 시작됐다"며 설레는 표정이었다.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는 등 적잖게 들뜬 모습도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전 김 감독의 마지막 개막전도 대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상대가 SK였다. 2000년 4월5일 개막전에서 삼성 사령탑이던 김 감독은 당시 쌍방울을 흡수, 창단한 신생팀 SK와 맞붙었다.
15년의 세월이 흘러 김 감독은 팀을 바꿔 SK 사령탑으로 개막전을 치르는 것이었다. 장소는 같은 대구지만 옛 친정팀이던 삼성은 적으로 만나게 됐다. 당시 경기에서는 SK가 삼성을 3-2로 이겨 창단 첫 승을 거뒀다.
믿었던 선발 밴와트가 3회까지 4실점했고, 거포 최정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타선은 무게감이 떨어졌다. 상대 선발 피가로에 6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7회 대타 박재상의 적시타로 1점을 내는 데 그치며 1-6 패배를 안았다.
더욱이 이날은 대구구장이 16년 연속 시즌 첫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김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바로 그 2000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만원을 이룬 것이었다. 김 감독의 마지막 대구 개막전과 올해까지 15년의 세월이 묘하게 이어진 모양새였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 이제 시작이다. 144경기 중 1경기일 뿐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오늘 밴와트의 몸쪽 제구가 안 됐지만 크게 나쁘지 않았다"면서 "오늘은 피가로의 구위에 밀린 경기였고 타격 쪽 부진이 컸다"고 말했다. SK는 29일 윤희상을 선발로 내세워 시즌 첫 승을 노린다.
삼성은 선발 피가로의 6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통합 5연패를 위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 이지영의 선제 결승 적시타와 3회 이승엽의 1타점, 구자욱의 2타점 추가 적시타가 터졌다. 박한이는 1회 호수비와 3안타 1득점으로 공수에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