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아닌 청주시청 여자 양궁 선수단으로 홈팀인 국민은행의 '양궁 농구'를 응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개인, 단체전 2관왕 최보민을 비롯해 안세진, 이유진, 오다미가 관중석 쪽 무대 위에 설치된 과녁을 겨낭했다.
화살은 'GO KB!' 'GO 챔피언!' 문구를 정확하게 맞췄다. 이날 승리는 물론 창단 첫 챔프전 우승에 대한 갈망이 담겼다. 최보민은 이후 이날 경기 시구를 맡았다.
1쿼터 국민은행의 출발은 좋았다. 스트릭렌과 변연하의 3점포가 잇따라 림을 가르며 18-17로 앞섰다. 경기 전 양궁 시구의 효과를 보는 듯 했다.
2쿼터만 속공을 2개나 허용하는 등 제대로 수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변연하가 3점슛을 2개나 꽂았지만 페인트존 득점에서 4-8로 뒤지는 등 골밑이 뒤졌다. 여기에 우리은행도 박혜진의 2개 등 3점포 3개로 맞불을 놔 결국 전반을 28-25로 뒤집은 채 마쳤다.
국민은행의 '양궁 농구'는 장점이자 굴레였다. 3점슛 1위(평균 6.9개)로 정규리그 3위에 이어 신한은행과 PO에서 승리, 챔프전까지 진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의 단단한 높이까지 넘기에는 3점슛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우리은행은 3쿼터 지친 국민은행을 상대로 리드를 벌렸다. 휴스턴과 양지희 등이 집요하게 골밑을 유린했다. 쿼터 종료 3분12초 전 양지희가 변연하를 상대로 골밑슛과 함께 파울 자유투까지 넣으며 42-3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박언주의 버저비터 3점포까지 터져 3쿼터를 51-34로 마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결국 우리은행이 4쿼터 국민은행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64-55로 승리, 3승1패로 챔프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12-2013시즌부터 3연 연속 통합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박혜진이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 MVP를 석권했다. 4경기에서 박혜진은 평균 14점을 넣었다. 3차전까지 1분도 쉬지 않았던 박혜진은 이날도 38분여를 뛰었다.
국민은행의 첫 우승 꿈은 물거품이 됐다. 양날의 검처럼 장점과 한계를 절감하며 챔프전 진출로 만족해야 했던 국민은행의 양궁 농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