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저먼윙스 소속 여객기 에어버스 A320(4U9525편)가 오전 10시 1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이륙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떠나면서 시작됐다.
프랑스 브리스 로뱅 검사에 따르면, 순항고도에 도달하기까지 30분 동안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28)와 기장 패트릭 존더하이머의 대화는 여느 때와 같이 평범했다.
다른 기장과 부기장 사이에 오갈 수 있는 평범한 대화가 이어졌고, 루비츠의 태도도 이상한 점 없이 공손했다.
순항고도인 3만8천피트(1만1,582m)에 도달하자 여객기는 자동운항 모드로 전환됐다.
존더하이머는 루비츠에게 착륙 문제를 놓고 논의하기 시작다. 대화라기보다 브리핑에 가까웠고, 이때 루비츠의 대답은 매우 짧았다.
이후 기장은 루비츠에게 조종간을 잠시 맡아줄 것을 부탁하고 조종실을 나왔다. 기장의 의자 빼는 소리와 조종실의 문이 닫히는 소리도 블랙박스에 녹음됐다.
BBC는 기장이 화장실에 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루비츠는 이때를 틈타 여객기의 하강 버튼을 눌렀다. 여객기는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루비츠는 조종실에 혼자 남은 상황에서 여객기 고도를 3만8천피트에서 100피트(30.48m)로 낮추려고 자동조종장치를 재프로그래밍한 뒤 자동조종장치를 작동시켰다고 CNN은 전했다.
기장이 화장실에서 돌아와 조종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이 잠겨있었다.
다급해진 기장은 문을 강하게 두드렸지만 부기장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기장이 문을 부수려고 했다는 보도도 있다.
공중 납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조종실 문은 암호가 필요한데, 기장이 암호를 몰랐을 수도 있고, 루비츠가 고의로 문을 잠갔을 수도 있다.
10시 30분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 이후 여객기가 하강하는 8분여 동안 조종실은 조용했다. 루비츠는 완전한 침묵을 지켰고, 조난 신고도 보내지 않았다.
여객기 하강을 감지한 관제탑에서 3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루비츠는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로뱅 검사는 "루비츠의 호흡은 정상이었고, 다른 공포의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객실에 있던 승객들은 여객기가 하강하는 동안 이상한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여객기가 비정상적으로 지상에 근접했다는 것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고 난 후에야 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했다.
경보음이 울리고 난 몇 분 뒤인 10시 40분쯤 여객기는 시속 430마일(692㎞)로 알프스 산을 들이받았고, 승객들의 비명은 충돌 직전에야 터져 나왔다.
루비츠는 지난 2008년 부기장 자격을 얻고 나서 조종훈련을 받다 우울증을 앓아 수개월을 쉰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