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IB 가입…"사드배치의 빌미 돼서는 안돼"

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한국의 AIIB 즉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참여는 동북아시아 최대의 외교현안으로 대두된 한반도 사드배치(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한-중, 한-미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문제는 한국 대외정책의 뜨거운 감자였다.

미국과는 안보로, 중국과는 경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AIIB에 가입하니 미국이 울겠고, 사드를 배치하자니 중국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가입결정이 나와 자연히 정부 조치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게 나오고 있다.

먼저 호주와 독일에 이어 영국까지 유럽 선진국들이 줄줄이 AIIB에 가입해 한국의 결정이 그만큼 쉬웠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유럽국가들은 미국과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서 한국만 비판하기는 어렵다.

미국정부는 한국의 가입결정이 알려진 뒤 "일련의 국가가 최근 가입결정을 내렸는데 그것은 그들 국가의 결정"이라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장 설득력 있게 거론되는 부분이 실리차원의 결정이란 해석이다. 한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AIIB가입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 했지만 더 이상 늦출 경우 가입으로 인한 실리를 상당부분 잃게 될 것이란 내부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IIB는 한 해 아시아 인프라 구축을 위해 1,0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예정이어서 이 은행 내부에서 한국이 어떤 입지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리 기업들이 얻게될 파이의 크기도 달라진다.

이런 점을 감안 정부가 더 늦기 전에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실익의 차원을 넘어 주변국과의 다각적인 조율을 거친 결과란 시각도 있다. 즉, 동맹국인 미국의 양해가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AIIB 가입'이 미국에 사드요구를 들어주는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야당은 AIIB가입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사드배치의 빌미가 돼서는 안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27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늦었지만 가입결정을 환영한다. 앞으로 가입에 있어 한국 국익이 최대한 확보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과 사드배치가 서로 패키지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데 두 사안은 명백히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서로 맞교환 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발힌다"고 말했다.

야당의 이같은 의구심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안에 대한 국회 비준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국의 등거리 전략으로 어정쩡한 균형상태에 있던 한미중 3국 관계에도 가변성이 한층 커졌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사드배치 문제를 신속히 매듭지으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매개로 동북아에서 미중간 진행되고 있는 안보·경제 패권경쟁은 한국의 AIIB가입을 계기로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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