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성 높은 작품들로 대중들이 찾아오도록 할 것.
- 16년만에 퓨전 사극물로 연극무대 복귀.
- 무대, 아무리 나이 들어도 겁나.
- 우리 사회, 돈과 욕망에 눈 멀어.
- 연극계 소극장 경영주들 위한 지원정책도 필요.
- 현장의 애로사항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26일 (목)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명곤 (세종문화회관이사장, 전 문화부 장관)
◇ 정관용> 오늘 오래간만에 배우 김명곤 씨를 초대했습니다. 영화 서편제의 소리꾼 역할, 기억하시죠. 뿐만 아니라 참 엄청나게 많은 영화, 연극, 드라마,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게다가 국립극장장 또 참여정부 시절에 문화부장관, 문화행정가로서도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최근에 두 가지 뉴스에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무려 16년 만에 연극 무대에 배우로 복귀했다. 게다가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을 맡게 되셨다. 참 화제가 두 개라 무엇으로 여쭤봐야 될지 궁금합니다만 일단 모시겠습니다. 배우 김명곤 씨, 어서 오시십시오.
◆ 김명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배우 김명곤 씨, 이게 제일 좋죠?
◆ 김명곤> 아이, 좋습니다. (웃음)
◇ 정관용>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이게 공식직함인데?
◆ 김명곤> 지금 좀 어색해졌네요. 저도 국립극장장 한 지가 오래 됐는데 이사장이라는 자리는 본래 사장이 하시는 일을 도와주는 그런 이사회를 이끌어가는 자리입니다.
◇ 정관용> 세종문화회관 대표, 사장이 따로 있죠?
◆ 김명곤> 그렇죠.
◇ 정관용> 그분은 상근이고.
◆ 김명곤> 상근이고.
◇ 정관용> 월급도 다 받고.
◆ 김명곤> 네.
◇ 정관용> 이사장은 월급 없나요?
◆ 김명곤> 없고. (웃음)
◇ 정관용> 그러면 뭐하는 거예요, 이사장은?
◆ 김명곤> 주로 이사회를 끌어가면서 사장이 하고자 하는 일과 전체적인 예산을 심의하고 그 일을 하는 데 혹시라도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이거를 좀 전체적으로 이사회의 의견을 모아서 예산 진행이라든가 또는 정책, 행정 이런 일들을 도와주는...
◇ 정관용> 어떻게 이걸 맡게 되셨어요? 원래 국립극장장을 하셨던 것에 비하면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그건 또 조금... 문화부 장관까지 하셨으니까 격이 너무 낮아지나?
◆ 김명곤> 그리고 또 실제로 그렇게 월급 받으면서 상근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저는 지금 현장에서 창작하고 예술을 하는데 서울시에서 좀 요청이 왔었습니다.
◇ 정관용> 서울시에서?
◆ 김명곤> 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이걸 좀 와서 잘 좀 정리 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것은 봉사직이니까 최대한 힘이 닿는 것은 도와드리겠다.
◇ 정관용> 이번에 이사진도 많이 교체를 했더라고요.
◆ 김명곤> 네, 전면적으로 새로 교체됐습니다.
◇ 정관용> 꽤 유명한 분들이 많이 갔던데요?
◆ 김명곤> 송승환 난타공연 계획자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예술감독. 주철환 PD...
현장에서 아주 맹렬하게 지금 활동하시는 분들을 좀 모셨고요. 그 외에 교대총장에 있었던 김호성 씨라든가 교육계 경영계 또는 행정 이런 분들이 함께 지금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서울시에서 참 어려운 문제가 많은 세종문화회관에 와서 왔으면 도와 달라, 그 어려운 문제가 그동안 적자경영, 노사갈등 여러 가지 있었잖아요. 어떻게 이사장으로서...
◆ 김명곤> 제가 무슨 마법을 가진 게 아니니까 한 번에 풀릴 수는 없는 문제고 사장님도 이번에 새로 취임하면서 제일 역점을 두는 게 내부화합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 너무 많은 문제로 시달리면서 직원, 단원과 많은 분들이 의욕을 잃고 이런 것들을 추슬러서 저 역시도 그게 노사갈등에서부터 이런 문제가 먼저 풀려야 세종의 경영이라든가 나중에 적자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도 함께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해서 무엇보다도 지금 직원들과 단원들 그 내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좀 긍지를 가지고 의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화합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새로 대표가 되신 분이 이승엽 사장?
◆ 김명곤> 한예종에서 예술경영을 하셨고 예술의 전당에서 오랫동안 팀장으로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그분이 현장과 이론을 함께 겸비한 분이고 굉장히 합리적으로 지금 방향도 잡고 계시고 상당히 포용력도 있게 지금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분이 일하시는 것을 제가 옆에서 계속 좀 격려하고 이렇게 하는 쪽입니다.
◇ 정관용> 저만의 이미지인지 모르겠지만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을 비교하면 예술의 전당은 조금 전통 그리고 좀 전문가들이 찾는 곳, 세종문화회관은 좀 대중적인 친숙함 이런 이미지가 과거에는 있었는데 요즘은 세종문화회관도 좀 멀어진 것 같아요, 대중으로부터.
◆ 김명곤> 맞습니다.
◇ 정관용> 그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명곤> 이사회에서도 그런 문제가 상당히 논쟁이 됐었죠. 세종문화회관이냐, 문화예술회관이냐?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명곤> 그래서 문화대중성으로서의 문화 전반에 걸친 친근감 있는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서도 지금은 더 활력을 찾아야 되고 그것과 함께 이게 극장이기 때문에 극장에서 가장 예술성이 높은 최고의 작품들을 올릴 수 있도록 바탕과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굉장히 시급하다. 거기에다가 여기는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공익성, 공공성을 위해서 또 무엇을 할 것인가 그래서 공익성과 대중성과 예술성, 이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되는.
◇ 정관용> 다 잡으시려고요? (웃음)
◆ 김명곤> 그게 극장의 세종문화회관의 임무인데.
◇ 정관용> 숙명입니까, 이건?
◆ 김명곤> 그런데 그중에서 이번에는 좀 더 예술성 쪽에 치중을 두겠다는 게 우리 사장님의 방침이에요. 그래서 우선 예술성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 정관용> 그러면 제 생각보다 더 대중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아닙니까?
◆ 김명곤>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작품일수록 대중들이 더 선호하고 좋아할 수 있게 좋은 작품을 올려서 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할 수 있게 좀 해보자는 것하고 그다음에 여러 장르, 너무 예술 쪽에만 치우친 장르들을 좀 더 개방을 해서 대중 장르들도 세종을 찾아올 수 있도록 많은 문제, 이런 것들도 함께 지금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기대하겠습니다, 어떤 변화가 보일지요. 그건 그렇고 16년만에 배우로 연극무대에 서신다? 어떻게 16년 만... 그렇게나 됐어요?
◆ 김명곤> 저도 뭐 계산해보니까 국립극장장 하고 장관하고 이렇게 이렇게 해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세월이.
◇ 정관용> 그런데 장관 그만두신 후에 연극...
◆ 김명곤> 영화나 TV 드라마를 하니까 연기자로서는 활동은 했는데.
◇ 정관용> 그런데 연극은 안 하셨군요.
◆ 김명곤> 연극 무대는 국립극장장 되기 전에 유랑의 노래라는 공연에 제가 직접 무대에 서고 연출을 했던.
◇ 정관용> 그게 16년 전입니까?
◆ 김명곤> 그러더라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영화나 드라마에 장관 이후에 출현하시면서 연극 연출이나 이런 것 하셨죠?
◆ 김명곤> 주로 연출하고 제작을 하고 또는 대본을 쓰고.
◇ 정관용> 그런데 배우는 안 하셨군요.
◆ 김명곤> 그렇죠. 무대에 직접 서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연출 하면서 무대가 익숙하죠. 무대에서 계속 연습도 하고...
◇ 정관용> 아, 깜짝 놀랐어요. 배우로는 16년만이구나. 그런데 작품이 ‘아빠 철들이기’예요. 아, 이제 내가 철이 좀 들어야 되겠다, 그 생각을 하신 겁니까?
◆ 김명곤> 맞습니다. 이게 심청전 원작 시나리오를 누가 아주 젊은 작가가 저한테 가지고 와서 영화로 하면 좋겠다고 하는 것을 이렇게 보니까 아, 이거는 연극으로 하면 참 재미있겠다. 그중에서도 음악곡으로 하면 더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에서 각색을 했는데 제목도 심청전에서 아빠 철들이기라고 이렇게 바꾼 이유가 이게 심청이하고 심봉사 하고의 그 알콩달콩한 미움과 사랑의 이야기거든요.
◇ 정관용> 네.
◆ 김명곤> 그런 것을 통해서, 심청이를 통해서 이 심봉사는 도대체 어떤 인물이 되는 건가.
◇ 정관용> 철없는 아빠?
◆ 김명곤> 철없는 아빠가 심청이의 어떤 희생과 사랑을 통해서 철이 들어가는 그런 이야기로 한번 해석을 해보자.
◇ 정관용> 현대판 재해석?
◆ 김명곤> 네.
◇ 정관용> 배경이 그러면 현대가 됩니까, 어떻게 됩니까?
◆ 김명곤> 이게 막 뒤죽박죽입니다. 퓨전사극이고 심청이하고 아버지가 이제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한양으로 왔는데 한양에서 취업을 한 곳이 뺑덕살롱이고 거기에서 같이 일하는 여종업원이 춘향이고 좀 고전의 여러 인물들이 한데 모여서 약간 재미있으면서도 소동극과 같은 마당판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막 벌어지면서 그 와중에 심봉사는 약장수한테 속아서 가짜 약을 막 돈 주고 사고 도박판에 끌려들어가서 돈 번다고 하다가 그 엄청나게 놀부 대출받아서 빚을 짓고.
◇ 정관용> 그야말로 철없는...
◆ 김명곤> 철없는 아버지가 계속...
◇ 정관용> 사고만 치고 다니는.
◆ 김명곤> 사고를 일으키는데 그걸 이제 심청이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를 써 가면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당찬 심청이. 단순히 뭐 착하고 효녀스러운 게 아니라 아빠한테 막 소리도 지르고 아빠한테 나가 죽어! 이런 얘기도 하고 이렇게 하지만 결국은 아빠를 위해서 내가 목숨을 버리는...
◇ 정관용> 목숨까지?
◆ 김명곤> 네, 목숨을 명나라의 거부가 처녀를 구한다고 해서 시집을 가는 줄 알고 그래서 큰돈을 받고 아버지한테 주고 저는 시집가서 갔다가 아버지 데리고 다시 아니면 다시 한국에 나오려고 갔는데 배를 타보니까 여기가 제물로 죽게 되는, 속아서 그렇게 되는 거다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동안 연극, 제작 또 연출은 계속 해오셨지만 무대에는 안 서셨는데 이거는 내가 서야 되겠다라는 느낌이 뭐 왔어요? 원래 그렇게 철이 없으신가요?
◆ 김명곤> (웃음) 내가 서겠다고 한 게 아닌데 주변에서, 무대를 서야 된다고 그래서 나 혼자서 하기는 그렇지만 더블 캐스팅으로.
◇ 정관용> 주변 사람이 보기에 딱이다? 어디 가서 사기 당하고 뭐 이런 게...
◆ 김명곤> 사실은 제가 예전에 연극을 할 때는 마당극에서 웃기기도 하고 철없이 노래도 부르고 그런 역할들을 많이 했었죠.
◇ 정관용> 그렇죠.
◆ 김명곤> 코믹한 역할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을 다시 한 번 살려서 하면 어떠냐, 그런 것도 있었고 그런 겁은 나죠.
◇ 정관용> 겁이 나요?
◆ 김명곤> 아이고, 그럼요. 무대는 아무리 나이 들어도...
◇ 정관용> 평생 연기를 해오셨는데.
◆ 김명곤> 나이가 들수록 더 겁이 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명곤> 네. 무대라는 것은 마치 권투 경기장과 같은 곳이라.
◇ 정관용> 사각의 링?
◆ 김명곤> 잘못하면 거기서 나가떨어지죠.
◇ 정관용> 도망갈 수도 없고.
◆ 김명곤> 도망갈 수도 없고. 그런데 어쨌든 무대를 더 오랫동안 못 서기 전에 한번 좀 서보자라는 마음도 있고 또 고향에 한번 돌아와서 예전에 젊은 시절에 이렇게 작업을 했던 그런 무대에서 다시 한 번...
◇ 정관용> 지금 한창 막바지 연습 중이시겠네요?
◆ 김명곤> 네.
◇ 정관용> 말씀 들어보니까 심청전뿐이 아니라 춘향전, 홍길동 온갖 게 다 등장하는 그런 퓨전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겁니까?
◆ 김명곤> 거기에 심봉사가 왜 이렇게 딸하고 소동을 하느냐, 눈을 뜨겠다는 욕망 또는 돈을 벌어서 딸하고 잘살아보겠다는 욕망인데 이 욕망에 취해서 자기가 막 일으켰던 일로 해서 자기 딸이 이렇게 희생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잘못된 욕망으로 내가 눈이 멀었구나. 진정한 사람의 삶이라는 것은 딸에 대한 사랑, 즉 그 욕망을 버리는 것, 이게 진정한 눈뜨는 것 아니냐. 내가 눈 못 뜬 봉사가 마음의 눈까지 멀었구나 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사실 우리 모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돈과 욕망...
◇ 정관용> 그렇죠.
◆ 김명곤> 눈이 멀어서 지금 살고 있는 것 아니냐.
◇ 정관용> 다 그렇게 철없는 아빠들이다?
◆ 김명곤> 네, 그런 것에 대한 약간의...
◇ 정관용> 아빠들뿐 아니라 엄마들도 다 철없고 그래요. (웃음)
◆ 김명곤> 그렇죠, 우리 사회 전체가 경쟁과 돈과 욕망에 눈이 멀어 있는 것 아니냐.
◇ 정관용> 거기서 진정한 사랑이라는 눈뜸을 얻자?
◆ 김명곤> 눈뜸이라는 것은 가장 소중한 거죠. 그것이 바로 사랑 아니냐. 가족 간에 사랑이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든 사랑을 통해서 눈을 뜨는 게 옳은 것 아니냐.
◇ 정관용> 막 웃다가 혹시 막 눈물 뚝뚝 흘리고 그런 것입니까?
◆ 김명곤> 그렇죠. 심청이와 헤어지고 심청이 죽으러 가면서 독창을 하고 막 할 때는 굉장히 슬프고 아버지가 홀로 쓸쓸히 남아서 청이를 기다리고...
◇ 정관용> 이제 그만 얘기하세요.
◆ 김명곤> (웃음)
◇ 정관용> 스토리를 다 얘기하시려고 그래요. 그런데 오래간만에 무대에 다시 고향처럼 배우로 표현하셨는데 그 욕심이 하나 더 생기셨는지 곧 이어서 또 한 작품에 나가신다고요? 그 작품은 또 아버지?
◆ 김명곤> 그것은 아버지이고.
◇ 정관용> 아버지 연타석입니까, 뭡니까?
◆ 김명곤> 이상하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 작품은 뭐예요?
◆ 김명곤> 그 작품은 세일즈맨의 죽음.
◇ 정관용> 아주 유명한?
◆ 김명곤> 유명한 작품을 제가 3년 전에 각색을 하고 연출을 하고 제작을 해서 이미 막을 올렸던 작품이죠. 이순재 선생하고 전무성 선생이 주인공을 해서 한 3년간을 전국순회 하면서 아주 대호평을 받았던 작품인데, 이번에 3개월 간 진행을 할 것입니다.
◇ 정관용> 아버지의 연타석 출연.
◆ 김명곤> 아버지와 아빠.
◇ 정관용>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저희가 문을 닫게 되는 대학로극장장,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 김명곤> 네.
◇ 정관용> 그분은 삼일로 창고극장 극장장이신데.
◆ 김명곤> 제가 잘 알죠.
◇ 정관용> 그 극장협회의 대표를 맡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간단히 요약하면 정부에서 대학로를 도와준다고 모든 건물들 지원을 해 줄 테니 극장 같은 것을 좀 잘 쉽게 짓고 꼭 그렇게 도움이 됐는데 그렇게 지어놓고 나니까 건물 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려서 조그만 소극장들이 버틸 수가 없어서 다 문 닫고. 창고극장도 뭐 그게 또 독지가 기업이 잠깐 나섰다가 또 안 되니까 또 결국에는 문 닫고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거?
◆ 김명곤> 이게 대학로 연극지원제도의 중에서 공연프로그램이나 극단이나 배우들에게 지원하는 그런 것들은 많이 있는데 극장에 대한 지원제도가 지금 조금 미비한 것은 사실입니다. 극장을 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열어놓았지만 실제로 극장이 들어서면 그 건물은 가치가 올라가고 상당히 좋아집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죠.
◇ 정관용> 게다가 지원해 줘요, 세금혜택 같은 것을 주고.
◆ 김명곤> 그 건물주를 지원해 주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명곤> 그런데 임대료를 계속 올리려고 하죠.
◇ 정관용> 맞아요.
◆ 김명곤> 그럴 때 그 지원의 핵심을 건물주에게는 세금혜택을 주는 대신에 극장, 소극장을 운영하는 소극장 경영주들에게는 소극장 경영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어야 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명곤> 그래서 거기에서 기획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임대료에 대한 지원이라든가 또는 극장이 노후화 되면 계속 돈이 들어가거든요. 조명기, 음향기서부터 그 지원은 조금씩 있어요, 건물 고치려고 할 때 지원하는 제도는. 그런 것들도 대폭 늘려야 하고 프랑스 같은 데서는 거의 소극장에 대해서는 전액 임대료를 지원하는 그런 제도가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김명곤> 그래서 사람들이 소극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이건 상업성하고는 너무나 다른 얘기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지원정책을 좀 고려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러다 보면 지금 그런 게 없으면 소극장 경영하는 분들, 정말 문 닫는 분들 많습니다.
◇ 정관용> 게다가 대기업, CJ 이런 데가 영화제작의 배급에 극장체인까지 하더니 이제는 대학로 연극까지 진출을 해서 그 사람들이 막 임대료니 이런 것을 팍팍 올리는 주범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건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김명곤> 그거는 막을 수 없는 거고. 중형 이상의 돈 많이 들어가고 돈 많은 사람이 경영하는 극장에 대해서는 그건 뭐 어쩔 수가 없고 오히려 그것은 그분들이 이윤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것보다 적은 공간에서, 소극장에서 창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장주와 또는 예술단체,
◇ 정관용> 거기에 대한 지원?
◆ 김명곤> 이것에 대해서는 별도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영화계에서도 예술영화관이나 독립영화 지원이 있듯이.
◇ 정관용> 알겠습니다. 장관도 지내셨으니까 현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화융성을 국정지표의 하나로 내걸기도 하고 문화융성위원회도 만들어지고 한 달에 한 번 문화의 날, 뭐죠? 문화가 있는 날 그래서 대통령도 직접 홍보도 하고 그러는데 정작 실제 인기 있는 공연 같은 것은 할인혜택도 없다고 그러고. 어떻게 보세요, 일단?
◆ 김명곤> 정책을 한 마디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뭐랄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문화에 대한 수식이 좀 많아진 것 아닌가, 밑으로 내실 있게 제도적으로 또는 예산을 통해서 실제로 문화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좀 깊이 있고 애정 어린 그런 정책이 더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하고.
◇ 정관용> 현장을 잘 몰라서 그런 가요?
◆ 김명곤> 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뭐랄까, 의견수렴이라든지 현장의 애로 사항을 오히려 더 많이 수렴해서 반영하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그다음에 문화 중에서도 대중문화나 상업문화는 정부가 관여 안 해도 그건 되는 것 아닙니까?
◇ 정관용> 알아서 하죠.
◆ 김명곤> 그럼요. 그러나 상업성이 부족하고 그러나 문화적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부분들, 전통문화라든가 기초문화, 순수문화.
◇ 정관용> 방금 말한 소극장, 독립영화 이런 것들.
◆ 김명곤> 그렇죠, 이쪽에 대해서는 지원정책을 아무리 늘려도늘려도 부족하거든요. 그런데 그쪽에 대한 뭐랄까 필연성, 꼭 이걸 해야 되겠다고 하는 의지 이런 것들이 아직 조금 잘 안 보이지 않느냐. 이렇게 봅니다.
◇ 정관용> 소극장 지원은 조금 아까 언급하셨지만 독립영화관 지원하던 것도 평가기준을 잘라서 독립영화관 9군데인가 다 문 닫을 위치에 있다고 그러잖아요?
◆ 김명곤> 저도 왜 그게 그렇게 됐는지를 내막적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심사제도가 있어서 심사에서 탈락한 곳은 지원 끊어진다. 그런데 무작정하고 심사를 해서 무작정 지원을 끊어간다는 것이 이게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해서 됐느냐 그리고 영화관이 문을 닫을 지경까지 방치를 하게 만들 정도로 그 영화관이 부실하거나 지원을 안 해야 될 뭐 필연적인 상황이 있느냐, 그런 거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그거는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죠. 그리고 예술영화관 운영은 그야말로 대학로 소극장 운영보다 더 어려울 겁니다.
◇ 정관용> 어렵죠.
◆ 김명곤> 그래서 그건 지원제도를 더 확대하고 해야 되는데 이게 이렇게 된다는 게 안타깝게 생각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까 처음 말씀하신 거기에 모든 게 들어 있네요. 겉으로 드러나는 문화적 수식어는 남발하는데 진짜 기초예술분야에 대한 실질적이고 제도를 통한 지원, 이런 것은 소홀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
◆ 김명곤> 그렇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앞으로 볼 게 참 많습니다. 우선 아빠 철들이기 봐야죠,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으로 또 어떻게 하시나 봐야죠. 조금 이따가 아버지의 연극도 봐야죠. 자주 뵙겠습니다.
◆ 김명곤> 네, 제가 뭐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들 와주세요.
◇ 정관용> 다방면에 걸친 많은 활약 기대하면서도요, 김명곤 씨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명곤>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다시 뵙죠, 안녕히 계세요.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