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 등에 업은 '스물'…"김수현 '은밀하게…' 떠올라"

'김우빈 효과' 개봉 첫날 15만 관객…"2주차 10대·20대 관객 점유율 유지 관건"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주연의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 제작 ㈜영화나무·공동제작 ㈜아이에이치큐)이 10대와 20대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초반 흥행에 파란불을 밝혔다. 스물의 장기 흥행은 이들 관객층의 개봉 2주차 점유율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스물은 15만 112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 영화를 배급한 NEW 측은 "스물의 개봉 첫날 관객 동원 기록은 역대 코미디 장르 첫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린 '7번방의 선물'(15만 2808명)에 버금가는 기록"이라고 전했다.


사실 스물은 개봉 전부터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고 예매점유율(예매율)인 40%를 기록하면서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예매율도 37%에 육박하면서 13%대의 '위플래쉬' '인서전트'를 압도하고 있다.

영화 칼럼니스트 김형호 씨는 "스물의 20대 관객 점유율이 CGV 56%, 롯데시네마 41%인데 각 멀티플렉스 체인별로 최근 흥행작 가운데 가장 높다"며 "이보다 더 주목할 점은 10대 관객 점유율이 CGV 8.2%. 롯데시네마 5%로 최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들보다 3~7배까지 많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10대 관객의 큰 호응을 얻은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의 10대 최종 점유율인 4.4%(CGV)와 비교해도 2배 가까운 수준인데, 영화 스물이 10대와 20대 관객을 동시에 잡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화가 10대, 20대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데는 먼저 김우빈의 티켓파워가 꼽힌다.

김 씨는 "김우빈의 전작 '기술자들'도 10대 점유율이 7.4%였는데, 이런 힘을 보인 배우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정도"라고 분석했다.

영화 '스물'의 한 장면. (사진=영화나무 제공)
젊은 관객들이 선호하는 소재와 장르라는 점도 스물의 흥행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는 "10대, 20대들이 그 동안 유행을 따르는 기분으로 흥행작들을 봤다면, 스물은 자기 영화처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단적인 예로 스물에 대한 전문가와 일반관객의 평점 차이가 몹시 큰데, 이럴 경우 대개 흥행요소들이 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물의 여성 점유율이 74%로 높다는 점에서 결국 연인 관객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는 얘기"라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딸들이 아빠를 움직여 흥행했다면, 스물은 여친이 남친을 움직이는 구도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결국 스물의 관객 확장성은 높은 여성 관객 점유율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그는 "스물의 흥행은 '여친-남친 효과'로 볼 수 있는데, 2주차 흥행 추이를 돌보면서 은밀하게 위대하게 사례와 비교해 볼 법하다"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10대 딸을 위해 아빠가 예매한 영화, 스물은 남친이 여친과 함께 '배우판 아이돌'을 봐야 하는 수가 생긴다"고 지목했다.

김 씨는 "이 영화는 나이 스물을 보낸 누군가라면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고, 지향점이 고뇌가 아니라 공감이라는 점에서 40대 아빠와 10대 딸이 함께 극장을 찾을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스물의 장기 흥행은 10대와 20대 점유율이 개봉 2주차에 유지될 것이냐에 달렸다"며 "서울 지역 극장으로 보면, CGV 왕십리점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의 개봉 2주차 평일 관객수가 이 영화 흥행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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