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지동원" 슈틸리케 감독도 감출 수 없던 서운함

부상에도 대표팀 합류한 선수와 구단에 감사 인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리그 경기 도중 발목에 부상을 당한 가운데 대표팀 소집에 응한 지동원과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종민기자
결국 슈틸리케 감독도 인간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4일 김진수(호펜하임)가 소속 팀에서 마지막 경기 이후 뇌진탕 증상을 보여 3월 A매치에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진수는 지난 여름 호펜하임에 입단해 계속해서 각급 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대표팀에서 부동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부상까지 당했고, 이후 2015 호주 아시안컵에도 김진수가 활약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쉴 새 없이 경기하는 김진수의 상황에 대해 호펜하임의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은 강하게 반발했다. 3월 A매치가 중요한 경기가 아닌 만큼 대표팀 차출에서 제외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기스돌 감독의 생각이었다.

결국 김진수는 출국을 앞두고 뇌진탕 증세로 소속팀에 잔류했다. 그러자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의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고 박주호(마인츠), 윤석영(QPR)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진수의 대표팀 합류 불발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던 슈틸리케 감독이지만 당시 상황이 조금은 서운했던 모습이다.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를 앞두고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례적으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대표팀 합류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동원은 대표팀 소집 직전 출전한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로 발목에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지동원에게는 간절한 기회였다. 그는 예정대로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이 가벼운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했다”면서 “소속팀에서 선수를 보내기 쉽지 않았는데 순순히 차출에 응해줘 감사하다. 선수 역시 자신이 A매치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을 위해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대전으로 이동해 지동원과 따로 면담을 했다고 밝힌 슈틸리케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지동원은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뉴질랜드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고 지동원의 활용 계획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핵심선수인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구자철(마인츠)를 경기 도중 부상으로 잃은 데다 쿠웨이트와 조별예선 2차전을 앞두고는 많은 선수가 갑작스러운 감기몸살 증세를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승리하며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은 만큼 이번 A매치 2연전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자가 있어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나는 단 한 번도 부상 선수가 있어 경기에서 졌다고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했기 때문에 강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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