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이 알아서 확인하고 정정?
-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 정부가 못 해주고 있어
- 아이핀, 민간 회사에 위탁해 발급.
- 정보 유출사고 관련자들 속한 업체도 포함.
- 주민등록번호 문제 정면 돌파 필요.
- 우회대책은 예산, 혈세만 낭비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25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 정관용>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단이라면서 정부가 보급했던 공공아이핀, 얼마 전에 해킹을 당해서 대량 유출됐죠. 그래서 오늘 정부가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전원 재가입해야 한다. 또 매년 다시 가입해야 한다’ 이런 식의 방법, 과연 이 정도 대책이면 충분한 것인지 얼마 전 저희 방송에 나오셔서 ‘주민등록번호라는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 수십 년 동안 외쳐왔는데 못하고 있다’ 외치셨던 문송천 교수 오늘 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문송천>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오늘 정부가 내놓은 것 ‘이미 아이핀 발급받은 사람, 완전히 새로 다 발급 받아라. 그다음 1년마다 새로 발급 받아라’ 이거죠, 핵심이?
◆ 문송천> 네, 그리고 사고의 원인이 아이핀 체계 설계상의 오류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아이핀 설계의 내부 사항을 공개한 적이 없거든요. 어느 부분을 어떻게 설계 잘못해서 오류가 발생했는지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를 몇 년 전에 잘못했으니까 이해해 달라는 발표로 끝났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공아이핀 사용을 최소화하고 추가 인증수단을 도입하고 부정발급이 의심시되는 인터넷 주소는 차단하고 금융기관의 혐의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게 보통 복잡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점점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 이런 정부의 대책은 그야말로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한 마디로 졸속입니다.
◇ 정관용> 왜 이런 걸 내놓은 거예요, 그러면?
◆ 문송천> 그러니까 지금 행자부 입장에서는 이 수준의 작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민번호 문제를 계속 우회해 가는데 이번에 또 우회하는 거거든요. 주민번호 문제를 정면 돌파하지 못하고 계속 우회하는 것은 행자부에게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하는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이 방송을 들으시는 여러 청취자들께서는 주민번호 문제는 행자부가 주무부서인데 왜 그걸 모르겠느냐 하로 모르지만 주민번호 개편 문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나설 위치에 있지를 않아요, 위임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계속 맴맴, 뱅뱅 도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주민번호라고 하는 기본체계를 건드리지 못하니까 아이핀을 내놓았는데 위험하니까 아이핀은 앞으로는 좀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겠다, 그리고 최소화시키겠다. 대신에 또 다른 추가 인증수단을 개발해 보겠다.
◆ 문송천> 본인이 알아서 재발급하시고 문제가 생기면 문제도 확인하고 비밀번호도 자주 바꾸고 알아서 하시라 이겁니다. 그러면 이게 원하는 지금 서비스 수준은 이런 게 아니거든요. 만약에 아이핀이 해킹을 당했으면 해킹 당한 즉시 정부가 알아서 본인에게 통지를 해 드리고 아이핀 재발급을 정부가 알아서 해 주어야지 이것은 본인이 알아서 확인하고 잘못된 사항을 점검하고 아예 잘못됐으니까 아이핀이 도용됐지 않습니까? 대게 그거 가지고 성인사이트 들어가요. 내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들어간 것으로 되어 있어요.
◇ 정관용> 도용 안 된 사람까지도 전부 재발급을 받아야만 쓸 수 있다면서요, 이게?
◆ 문송천> 지금 불안하니까 도용된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가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게 선진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알려줘요. 카드도 부정사용되면 자동 재발급되고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정부가 못하고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나저나 이런 대책을 내놓기도 전에 이미 정부는 적극 사용을 권장했던 아이핀이 정부 기관에서조차 널리 사용 안 되고 있다면서요?
◆ 문송천> 그럼요, 지금 정부 기관에서도 제가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사용을 꺼려합니다. 그리고 탈퇴한 분도 있고 그리고 만약에 앞으로 쓰더라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는 수가 있거든요. 지금 왜냐하면 공공사이트는 아이핀으로 하게 되어 있어요. 주민번호 사용이 점점 없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 공공아이핀 사용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최소화 할 방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민번호 안 쓰는 한 행자부는 아이핀을 계속 밀고 나가거든요. 그래서 서로 앞뒤가 안 맞는 거죠. 도저히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어떻게 납득하라는 얘기입니까?
◇ 정관용> 그런데 그러면서도 정부기관도 아이핀이 지금 불안하니까 예를 들면 관세청 같은 데서는 개인통관 고유번호라는 것을 발급해 주고 있다는 그래요, 주민등록번호 대신에.
◆ 문송천> 그거면 되는 겁니다.
◇ 정관용> 주민등록번호는 안 되니까 개인통관 고유번호라는 걸 또 해 준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해외직구 같은 것을 할 때 전에는 주민번호를 입력하다가 이제는 개인통관번호를 따로 발급해서 기입을 받아야 되는. 그러면 어디는 아이핀 쓰고 어디는 또 개인통관 고유번호 쓰고, 이것도 언제 다 외워요?
◆ 문송천> 그게 외우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하려고 한다면 외우는 것을 최소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니까 아이핀 사용을 최소화하겠다가 중요하지 않고 왜냐하면 이게 번호의 위험성을 제가 예를 들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제가 정보보안 보호에 대해서 강의를 합니다. 학생들에게 숙제를 줍니다, 학기 초에. 왜냐하면 학기 중에 가면 저한테 배워서 많이 아니까 학기 초에는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뭘 주냐하면 신상털기를 하라고 그래요. 다른 사람 하면 곤란하니까 저를 신상털기를 하라고 합니다.
◇ 정관용> 교수님 것을? (웃음)
◆ 문송천> 네. 제 이름만 가지고 학생들이 신상털기 합니다. 기껏 해야 세 페이지밖에 못 뽑아내요, 인터넷에서. 그런데 제 이름하고 저와 관련된 번호 있지 않습니까? 주민번호 앞자리라든가 생년월일이죠. 아니면 제 카이스트 교수 사원번호라든가 그것만 결합하면, 이름과 그 번호 하나만 결합하면 무려 3, 40쪽에 달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정보가 다 나옵니다. 그러면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번호가 그렇게 위험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번호를 선진국에서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출생번호, 사망번호, 납세번호 이외에는 가능한 한 도입을 안 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다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교수님도 외우세요?
◇ 정관용> 못 외우죠.
◆ 문송천> 못 외우죠, 못 외우는 번호를 알아야 돼요. 그런데 주민번호도 왜 운전면허가 12자리예요, 못 외워요. 여권번호가 7자리입니다, 7자리인데도 못 외웁니다. 왜 못 외우느냐면 여행갈 때나 쓰지.
◇ 정관용> 자주 안 쓰니까요.
◆ 문송천> 그러니까 주민번호 13자리 무지무지 복잡한데도 우리가 깨끗하게 외우고 다녀요. 그게 무슨 얘기냐 하면 노상 쓰니까 그래서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그렇게 쓰고 외우게 하지 않은 정책이 좋은 정책이지 주민번호를 아이핀으로 대체하고 아이핀 보완을 강화하고 이런 빗나가는 헛다리짚는 정책은 그만해야 된다, 이겁니다.
◇ 정관용> 마이핀이라는 것은 또 뭡니까?
◆ 문송천> 마이핀은 온라인에서 쓰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쓰는 거예요.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마이핀을 쓰려면 써라 정부에서 이런 얘기인데, 누가 그걸 쓰겠습니까? 아마 저도 쓸 의향이 없고 말이죠. 누가 그걸 쓸지 저는 의심됩니다.
◇ 정관용> 아이핀, 마이핀?
◆ 문송천> 아이핀, 마이핀 이러는데 그게 그런 게 다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분들은 이런 얘기를 해요. 미국에서도 소셜 시큐리티 넘버(SSN)가 있어서 개인을 식별하는데 우리 주민번호 있는 게 무슨 문제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미국은 소셜 시큐리티 넘버가 도용된 것이 확인이 되면 정부가 알아서 재발급 해 줍니다.
◇ 정관용> 번호를 바꿔서?
◆ 문송천> 바꿔서 자동으로 재부여됩니다. 그게 우리 하고 서비스레벨이 다르다는 거죠. 우리 주민번호도 도용당했으면 그런데 국민들 지금 성인평균 100회 이상 도용당했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 문송천> 저는 500회가량 되고요. 직접 확인 안 해 보셔서 그렇지...
◇ 정관용> 왜 유독 교수님은 또 그렇게 많아요?
◆ 문송천> 모르겠습니다. 제가 뭐 어떻게 도용됐는지 내역을 보면 얼굴이 뜨거워서 못 볼 정도인데 그 내역을 세부 확인하려면 또 돈 내고 들어가야 돼요. 지우려면 또 돈 내고 들어가야 해요. 그래서 제가 하다가 그만 뒀는데 그게 무슨 얘기냐 하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주민번호를 쓰든 여권번호를 쓰든 소셜 시큐리티 넘버를 쓰든 국민들이 편안하고 그냥 동사무소 가서 자기가 직접 나서서 일하게 하지 않는 그러한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부각되지 못하는 정책은 아이핀을 강화하고 개인적으로 알아서 재발급 받으시오, 이러한 부합하지 못하는 정책은 우리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는 서비스입니다.
◇ 정관용> 게다가 아이핀을 지금 발급하는 기관이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회사도 발급을 하지 않습니까?
◆ 문송천> 민간회사가 다 하죠. 왜냐하면 행자부 소관입니다만 행자부 공무원들이 발급하는 게 아니거든요. 민간회사 몇 군데에다가 위탁합니다. 그러면 민간회사 중에 하나는 1년 2, 3개월 전에 대규모 1억 400만건의...
◇ 정관용> 그게 함께 KCB예요.
◆ 문송천> 네, 주민번호를 비롯한 신용카드번호를 유출한 차장과 과장과 대리가 근무한 그 KCB가 위탁업체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그걸 알게 되면 고양이한테 생선가게 맡기는 거지, 그게 어떻게 정부에서 직접 하지 아니하고 그렇게 하느냐. 정부 공공기관 그러니까 관변단체가 있지 않습니까? 관변단체에 줘도 또 업체선정해서 민간한테 맡겨요.
◇ 정관용> 아.
◆ 문송천> 결국은 민간이 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해커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을 민간업체에서 알지 정부에서는 모릅니다. 모르니까 모양 상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현실이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결국은 하나의 번호라는 체계를 폐기하지 못하는 한 자꾸 변종, 변종을 만들어봐야 결국은 똑 같다.
◆ 문송천> 네.
◇ 정관용> 그 얘기 아니겠습니까?
◆ 문송천> 그래서 저는 주민번호를 폐지하자는 얘기까지는 지금 안 하고 주민번호를 쓰더라도 주민번호 도용을 본인이 확인하지 않고 정부가 해 주는 시스템 그다음에 재부여를 해 주어야지, 지금 주민번호 재부여하는 경우는 이런 경우에 한해서 됩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는 것을 본인이 입증하기 전에는 그렇기 전에는 못 바꾼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안 바꿔주겠다는 얘기와 똑같죠. 그게 어떻게 바꾸겠다는 얘기가 됩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도용당하자마자 바꿔주겠다고 그러면 주민번호 얼마든지 써도 지금보다 더 많이 써도 상관이 없죠.
◇ 정관용> 그러니까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하나의 번호가 모든 곳에 쓰이는 것, 이거 안 된다?
◆ 문송천> 네, 그리고 변할 수 없는 바꿀 수 없는 변화.
◇ 정관용> 우선은 용도별로 별도의 번호가 있는 여권번호, 의료보험증, 자동차 운전면허 이런 식으로 용도별로 따로따로 번호가 있을 수 있는?
◆ 문송천> 따로 있는데 전 국민을 식별하는 번호는 4, 5개월 내로 단종이 되어야지 어디 갔더니 번호 있고 저기 가니까 번호 있고 이렇게 해서 수십 개 되면 그러면 그건 번호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한 4, 5개 정도의 번호만으로 적용을 하되 그 번호들은 도용되면 바꿀 수 그런 상태가 되어야 한다?
◆ 문송천> 바꿀 수 있는 번호라야 하고 바꾸는 경우에도 우리가 운전면허, 여권번호처럼 대라고 하면 못 대거든요. 그걸 찾아서 쓰기 전에는 못 쓰거든요. 그런 번호라야 진정한 번호다운 번호라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정 주민등록번호 자체를 없애지 못한다면 도용된 것을 정부가 알아서 발견하고 정부가 알아서 바꾸도록 해 달라?
◆ 문송천> 네, 그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런 데 나와서 주민번호 폐지하자 아니면 정부의 이번 대책이 졸속이다 그러면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했는데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소리냐 이렇게 항변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한 수준의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 레벨을 국민의 눈에 맞추라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오늘 내놓은 이 아이핀 보완대책, 이거 하는 데도 또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들어갈 것 아니에요?
◆ 문송천> 앞으로 이런 것은 그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겁니다. 계속 예산이 낭비돼도 혈세가 낭비돼도 우리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고 또 다른 강화된 대책이 나와도 그건 또 졸속으로 끝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항상 좋고 효율적인 대책은 정면돌파하는 건데, 정면돌파를 안 하니까 말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면돌파, 방향이 전환이 아니고서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제발 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문송천> 감사합니다.
◇ 정관용> 카이스트의 문송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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