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학교 기숙사에서 하루 3끼 먹어오던 무상급식이 중단되면서, 한달 급식비로만 18만원을 내야 한다.
동생들 2명까지 계산하면 부모님이 매달 부담해야 하는 급식비만 30만원.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한 돈으로 시행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의 대상도 되지 않기 때문에, 부추농사를 짓는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교재나 필기구 살 돈을 달라고 하는 것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A군의 인터뷰 전문.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손성경 PD, 이혜인 실습작가 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학생 A군 (하동 모 고등학교 2학년)
김효영 : 고등학교 학생 한 명 만나보겠습니다.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학생 A군 :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 지금 살고있는 곳은 어디죠?
학생 A군 : 하동 옥종이요.
김효영 : 지금 몇 학년이죠?
학생 A군 : 저 2학년입니다.
김효영 : 원래 하동이 집입니까?
학생 A군 : 네. 저는 태어나서 계속 하동에서 자랐고 하동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는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쭉 받아온거죠?
학생 : 네. 맞습니다.
김효영 : 그런데 '4월부터는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한다' 라는 통지가 집으로 간 것이고요?
학생 A군 : 네. 맞습니다.
김효영 : 얼마나 내야한다고 하던가요?
학생 A군 : 안내장을 보니까, 한달에 20일 기준으로 약 18만원 정도가 나오게 됩니다.
김효영 : 대게 한끼만 먹으면 한달에 약 5만원 정도로 알고 있거든요?
학생 : 네. 그런데 저는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3끼를 다 먹게 됩니다.
김효영 : 그 학교 학생들은 다 기숙사 생활을 합니까?
학생 A군 : 3분의 1정도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 집에서 다니지않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학생 A군 : 저는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가 조금 있기 때문에..
김효영 : 멀어서?
학생 A군 : 아침에 통학의 편의를 위해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 다른 형제는 없습니까?
학생 A군 : 중학교 3학년 여동생이 한명있고 초등학교 2학년 남동생이 한명 있습니다.
김효영 : 그럼 여동생과 남동생의 급식비까지 계산하면?
학생 A군 : 3명 밥값은 최소 30만원 이상은 나오겠죠.
김효영 : 한달에 30만원정도. 부모님은 하동에서 어떤 일을 하십니까?
학생 A군 : 지금 하동에 귀농하셔서 부추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김효영 : 원래는 도시에서 생활을 하시다가 오신거군요?
학생 A군 : 제가 하동에서 태어났는데 제가 태어날때부터 들어오셔서 농사짓기 시작하셨습니다.
김효영 : 경상남도가 무상급식 중단한 예산을 가지고 서민자녀들에게 한달에 4만원정도 쓸 수있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하겠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혹시 그 대상은 되지 않습니까?
학생 A군 : 부모님이 알아보셨는데 면사무소나 동사무소가서 지원신청을 받아야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신청하러 갔는데 그 기준이 저희한테 좀 까다롭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저희집도 해당이 안되는 상황이 돼서 받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김효영 : 학생 마음이 좀 심란하겠어요.
학생 A군 : 그렇죠. 저는 기숙사까지 월요일에 있고 금요일에 다시 집에 돌아가야하는 상황인데 저를 데리러 한 30분을 오가시는 부모님있고 거기다가 동생들까지.. 동생들 학비도 대야하는데 여러부분으로 많이 일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급식비라는 짐이 하나 더 얹게 되는거니까 많이 죄송한 느낌도 들고 그렇습니다.
김효영 : 죄송한 느낌이 들어요?
학생 A군 : 네.
김효영 : 부모님은 뭐라고 하세요?
학생 A군 : 크게 말은 안하시지만 부담은 상당히 많이 가고 계실것이고 또 멀리 있으면서 마음이 좋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김효영 : 주변에 친구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까?
학생 A군 : 아무래도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 저랑 거의 같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외지에서도 친구들이 들어오는 학교이기 때문에 교통비에 급식비까지 하면 한달에 어마어마한 부담이 가게 되어있습니다.
김효영 : 그래요. 홍준표 경남지사가 하는 이야기들 뉴스를 통해서 많이 봤죠?
학생 A군 : 네. 요새 많이 이슈가 되고 있으니까요.
김효영 :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듭니까?
학생 A군 :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위해서는 학교 급식이 잘 갖춰져있어야 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제가 점심밥에서 오후 생활을 할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 되기때문에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효영 : 혹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좀 해봤습니까?
학생 A군 : 기숙사 친구들과 계속 말을 하고 지내기 때문에.. 불만을 표하는 친구들이 많죠. 아무래도. 부모님 부담도 커지지만 자기 한테도 부모님이 그렇게 대주는 만큼 자기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친구들 불만이 많겠죠.
김효영 : 공부를 하다보면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이 많이 생기잖아요?
학생 A군 : 제가 요즘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마음입니다.
김효영 : 구체적으로 뭘 사고 싶은데요?
학생 A군 : 학교 공부를 더 보충하기 위한 교재들, 학교 보충 자료 교재들, 아니면 필기구 이런 걸 사거나 그런 상황에서 부모님께 부탁드릴 때는 계속 여러가지 요구를 하게 되니까 그게 좀 받기가 망설여지기도 하고 상당히 부담이 되실테니까 조심스럽고 그렇게 생각이 들죠.
김효영 : 알겠습니다. 홍준표 지사에게 하고싶은 말 있으면 해보세요.
학생 A군 : 제가 1학년때는 급식비라는 것 때문에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1년을 잘 보낼 수 있었고 그덕에 제가 학교에서 좋은 생활, 걱정없는 학교에서 잘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급식비가 화제가 되면서 저희 부모님도 많이 걱정을 하게 되는데요. 저는 그렇게 많은 걸 바라는 학생이 아닙니다. 그저 걱정없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김효영 : 그래요. 부모님한테도 하고싶은 말 있으세요?
학생 A군 : 고생해주시는데 그걸 저희가 잘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열심히 학교생활하고 앞으로도 잘하는 아들이 되고 싶다는 말 하고 싶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아까 필요한거 있는데 부모님께 이야기 하기가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그래도 이야기 하세요.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요.
학생 A군 :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하동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