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더 잘 하잖아" IBK 이정철 감독의 자극 통할까?

"감독님, 알아서 잘 할 게요." 챔피언결정전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기업은행 세터 김사니(왼쪽)와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 (자료사진=KOVO)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주축 선수인 김사니와 데스티니의 자존심을 살살 긁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기업은행 세터는 현 도로공사 세터 이효희였다. 통합 우승과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일궈낸 이효희는 FA 자격을 얻어 도로공사로 이적했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토스했다. 기업은행은 해외에서 뛰던 김사니를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이정철 감독은 "이효희는 여기에서 많이 노력해 그 대가를 받았다"면서도 "김사니는 그 전부터 대표적인 선수였다. 자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철 감독의 말대로 김사니는 국가대표 세터였다. 이효희가 KT&G(현 KGC인삼공사), 흥국생명을 떠날 때 이효희를 두 차례나 밀어낸 선수가 바로 김사니이기도 했다. 이정철 감독이 김사니를 자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정철 감독은 "강혜미 이후 대표팀 세터는 솔직히 김사니와 이숙자 아니었냐"라면서 "요즘 사니가 운동하는 것을 보면 예뻐 죽겠다"고 김사니의 편을 들어줬다.

정작 김사니는 이정철 감독의 발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김사니는 "의식 되는 것은 없다. 효희 언니는 토스도 잘 하지만, 상복도 많다. 숙자 언니랑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언니 나름대로 노력해 받은 성과"라면서 "라이벌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나랑 너무 색깔이 다르다"고 말했다.

데스티니 같은 경우는 대놓고 자존심을 긁는다.

이정철 감독은 "데스티니와 니콜의 관게에도 분명 레벨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지금은 모르지만, 미국 대표팀에서 레벨이 다르다. 전략적으로 데스티니의 자존심을 건드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스티니와 니콜은 미국 출신이다. 미국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데스티니가 주전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건 반면 니콜은 주전이 아니었다. 물론 V-리그에서는 다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자극도 전술의 일종이라는 생각이다.

이정철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 외에 상대 신경을 건드리는 것도 재미있는 전술"이라면서 "일부러 그러는 부분도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통했다. 살 수 있는 방법을 밤새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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