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자에게는 복도 있고 승리도 있다.
원주 동부의 인내심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었다. 동부는 23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5-51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1승1패의 균형을 깨는 3차전 승리는 컸다. 동부는 4,5차전 중 1경기만 잡아내면 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동부는 홈 2연전에서 상대와의 몸싸움, 신경전, 심판 휘슬 등에 흥분했다가 정규리그 2위 팀다운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참기로 했다.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8점 7리바운드를 올리며 동부의 승리에 기여한 김주성은 "2차전 때 흥분한 바람에 위기가 있었는데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선수들을 다독거리는 것이 먼저였다. 선수들이 벤치로 들어올 때 괜찮다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말해준 것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힘 싸움을 피하지는 않았다. 김주성은 "먼저 평정심을 찾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과할 때는 사과하고 몸싸움을 할 때는 과감하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부는 3쿼터 중반 약 7분동안 전자랜드의 기세에 밀려 29-40으로 뒤졌다. 7705명의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 분위기이 더해져 동부가 분위기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동부는 해냈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반격을 펼쳤고 종료 58.8초 전에 나온 앤서니 리처드슨의 3점 플레이로 승부를 뒤집었다.
역전의 비결은 인내심에 있었다.
김주성은 "11점 차에서도 어렵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대로 지면 4차전에 가서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차분했던 것이 다행이었다. 꼬박꼬박 리바운드를 잡았고 3점슛 대신 확률높은 골밑슛을 노린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김영만 감독 역시 "11점차가 되면 선수들이 힘들어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골밑이 강하니까 꾸준히 리바운드를 잡고 큰 것 노리지 않고 하나씩 만들어가다보니 역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흥분을 자제했고 강점을 부각시켰다. 참고 참으니 승리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