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을 제외한 9개 구단 중 6개 구단 감독들이 삼성의 대항마로 자신의 팀을 꼽았다. 다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승부에서 류중일 감독과 나의 차이에서 졌다"면서 "한 번 경험을 했으니까 올 시즌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기회를 만들어서 꼭 삼성 5연패를 저지하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류중일 감독이 최고의 감독이지만, 앞으로 1500승, 2000승을 하기 위해서 한 번은 시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쉽게 넘을 수 없는 큰 산이지만, 열심히 싸워 올라가겠다. 우리가 한 번 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롯데 이종운 감독도 우승 욕심을 숨지기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 목표도 우승이다. 다른 팀이 견제하다가 삼성이 힘이 빠졌을 때 우리가 치고 들어가 우승하겠다"고 말했고, 이종운 감독은 "어느 감독도 우승이 목표다. 대항마가 우리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년간 5차례나 꼴지를 한 한화의 새 사령탑 김성근 감독도 내심 욕심을 내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오랜 만에 돌아왔더니 바깥에서 보는 것과 많이 차이가 난다.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면서도 "어느 팀이 출발에서 달리느냐에 따라 어느 팀이라도 우승할 수 있다. 그 가운데는 한화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NC 김경문 감독과 올해 전력 손실이 유독 많은 KIA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상위팀을 지목하면서 말을 아꼈다.
김경문 감독은 "어느 팀도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김기태 감독은 "솔직히 넥센, LG, NC가 삼성을 견제할 수 있는 팀이다. 우리도 삼성에게 많이 졌는데 올해는 반만 지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살짝 대답을 피했다.
결국 신생팀 케이티 조범현 감독과 챔피언 삼성 류중일 감독만 제대로 된 대항마를 지목했다.
바로 넥센과 SK였다. 넥센은 메이저리그로 향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공백이 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한다. SK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김광현이 잔류한 데다 '불펜의 핵' 정우람도 복귀했다.
조범현 감독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넥센, SK가 잘 할 것"이라고 말했고, 류중일 감독은 "다른 팀들도 괜찮다. 굳이 이야기하면 SK와 넥센"이라고 두 팀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