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있는 질문과 답변도 미디어데이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각 구단 감독들에게 이날 참석한 선수 중 데려오고 싶은 1명을 꼽는 질문에 KIA 양현종이 큰 인기를 얻었다.
"팬티만 입고 춤을 추겠다. 나 말고 김상수와 구자욱이"(삼성 박석민) "내년 개막전 지정석 티켓을 쏘겠다"(한화 이용규) 등의 우승 공약도 쏟아졌다.
그 중 이날 장내에 가장 큰 웃음을 준 질문은 롯데 주장 최준석(32)에 대한 것이었다. 한 팬이 최준석이 펼치는 홈런 세리머니의 의미를 물은 질문이었다. 최준석은 홈런을 때린 뒤 오른손을 하늘로 뻗으며 쳐다보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최준석 본인은 물론 다른 참석자들과 팬들, 취재진, 관계자까지 장내를 한순간에 웃음의 도가니로 바꿔놓은 질문이었다. 팬의 질문을 대독한 배지현 아나운서도 웃음이 빵 터져 한동안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초대형 웃음 폭탄에 쑥대밭이 된 장내가 가까스로 정리될 즈음 최준석의 한 마디가 다시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최준석의 답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후 홈런을 바친다는 의미로 세리머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날 최준석은 올 시즌 각오에 대해 "지난해 정말 힘들었지만 변명하지 않겠다"면서 "올해는 꼭 4강에 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최준석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4강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