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중 유독 얼굴에 황송함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가 있었다. 다름아닌 신생팀 케이티 외야수 김사연(27 · 케이티)이었다. 김사연은 사인회와 인터뷰 내내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날 김사연은 이른바 '대타'였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할 예정이던 이대형이 몸살 때문에 오지 못한 까닭이다. 부랴부랴 김사연이 대체 선수로 선정돼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박세웅과 자리했다.
김사연은 "영광스럽고 황홀하다"면서 "지난 과거를 본다면 생각지도 못한 자리인데 오게 됐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때 등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좋은 자리까지 와서 기쁘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김사연은 그 이름처럼 사연이 많다. 지난 2007년 한화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육군 복무 중이던 2010년 방출됐다. 2013년 넥센에 다시 신고 선수로 입단했으나 1군 무대는 밟지 못했다. 다행히 2013시즌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케이티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케이티 구단 사상 첫 1군 홈런을 비롯해 타율 2할6푼1리 2홈런 2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김사연은 "만족을 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생각하고 남은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올 시즌에 대해 "올해 목표는 (1군 무대에) 부딪혀 보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사연은 정규리그 1군 경기 기록이 없다. 시범경기만 2010년 2경기에 나섰지만 타석에는 서지 못했다.
김사연은 "처음 맞는 무대라 일단 부딪혀 보겠다"면서 "그러면 보완할 것이 보일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어 "내 한계가. 할 수 있는 게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고 내년 목표를 설정하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팀 성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약하다, 약하지 않다보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야구, 고춧가루처럼 매운 맛을 보이고 쉽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올해 팀에 일조를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또 이후에는 대체 선수가 아니라 대표 선수로 나올 수 있을까. 김사연은 "
큰 자리에 불러주시면 마다하지 않고 나올 의향이 많다"며 부끄러우면서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