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득점원인 데스티니의 컨디션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이정철 감독의 작전은 통했다. 푹 쉬고 나온 데스티니는 현대건설 폴리와 자존심 대결에서 웃으면서 기업은행에게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안겼다.
기업은행은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1차전 홈 경기에서 3-1(25-14 10-25 25-23 33-31)로 승리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2~3차전에서 1승만 더 거두면 도로공사가 버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데스티니와 폴리는 여자부 최고 외국인 선수들이다. 폴리가 득점 1위(982점), 데스티니는 5위(760점)로 격차가 있지만, 데스티니가 부상으로 3경기를 쉰 탓이다. 대신 공격종합은 폴리가 1위(45.77%), 데스티니가 2위(44%)다. 오픈 공격 역시 폴리가 1위(45.67%), 데스티니가 2위(42.42%)다. 정규시즌에서는 폴리가 분명히 앞섰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데스티니가 먼저 웃었다.
데스티니는 팀 최다인 34점을 퍼부었다. 공격성공률은 38.55%에그쳤지만, 공격성공률이 36.9%로 35점을 올린 폴리보다 앞섰다. 무엇보다 범실이 데스티니가 9개인 반면 폴리는 17개였다.
푹 쉬고 나온 덕분일까. 데스티니는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몸을 날리는 수비는 없었지만, 디그도 12개나 건져냈다. 리베로 남지연, 세터 김사니, 수비형 레프트 채선아 다음으로 많은 디그였다.
승부처에서도 데스티니가 더 강했다.
4세트 17-17에서 폴리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잡아낸 데스티니는 18-18에서도 깨끗한 스파이크를 성공시켰다. 비록 네트터치 판정으로 경기가 끝났지만, 32-31에서의 마지막 스파이크도 데스티니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