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아이들 말하는 것에도 상처받는 상황
- 절박해져야 관심두는 구나 하고 허탈해 하고 소외감까지
-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죄책감 많이 갖고 있어
- 제주에서 지난해부터 안산에 와서 상담하고 있는 중
- 피해자들, 대출금 독촉 전화가 일상의 스트레스 되고 있어
- 생계수단 잃어버린 상태에서 심리치료는 사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20일 (금)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정훈 (안산 온마음 센터, 정신과 전문의)
◇ 정관용> 세월호 사고 이제 1년 가까이 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학생 10명가량을 구조해서 의인의 한분으로 불렸던 화물차 기사 분, 김동수 씨. 어제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어려우시면 이런 생각까지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그분만의 일이 아니랍니다. 오늘 김동수 씨 상담하신 안산 온마음센터 신경과 전문의 강정훈 의사를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강정훈>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직접 상담하셨죠?
◆ 강정훈> 네.
◇ 정관용> 조금 안정이 되셨나요, 어떤가요?
◆ 강정훈> 오늘 뵜을 때만 해도 화가 여전히 많이 나있는 상태이셨고요. 오늘은 면담하기 전부터 기자들이 잔뜩 몰려서 좀 분위기도 어수선하기는 했는데요. 여전히 죽고 싶은 마음 여전하시고 그러니까 지금 김동수 님은 동네에 아이들이 뭐라고 하는 것에도 상처를 쉽게 입을 정도로 주변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하신 상태인데 그래도 취재요청이 막 몰려오는데도 겁을 안 내시고 답변을 하시더라고요. 뭔가 이제 이렇게 내가 절박해져야지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두는구나 하는 그런 것에 대해서 좀 허탈해 하시기도 하고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가장 화를 많이 내시는 대목이 어떤 것입니까?
◆ 강정훈> 이번에 그러니까 초반에 무슨 영웅처럼 잠깐 이렇게 부각이 되기도 했었지만 사실은 사고 이후부터 이제 생존자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그런 희생자들에 대한 어떤 죄책감들,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많이 갖고 그런 의무감을 가지고 사실은 사회에 많이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던 분이거든요. 그런데 자신의 어떤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제 자신의 기대와 달리 계속 자기 이야기가 소외당한다는 것에 섭섭함을, 서운함을 굉장히 많이 안고 계신 상태거든요. 계속 제주에서 계속 안산으로 오셔서 가장 먼저 사실은 생존자 가운데에서 법원에 나가서 유족들에게 사과도 하고 진술도 하시고 유족 분들을 만나시고 이렇게 하셨었는데, 여러 그 과정에서 이제 좀 사실 기간은 길어지고 실제적으로 진상규명이다, 보상,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서.
◇ 정관용> 그러니까 본인도 힘들지만 용기있게 해서 말을 많이 사회적으로 해 왔는데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런 데에서 오는 어떤 절망감 이런 거로군요.
◆ 강정훈> 네.
◇ 정관용> 혹시 이분도 우리 안산 온마음센터에 꾸준히 오셨었습니까? 치료를 받고 계셨던 거예요? 아니면 전혀 치료를 안 받고 계십니까?
◆ 강정훈> 사실 그러니까 제주분이신데, 치료를 받기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안산에 오셔서 모텔 생활하시면서 치료를 받는 다는 게 좀 이례적인 일이기는 한데 제주에 계신다는 게 지역적인 특성이 뭔가 사회분위기가 안산으로 자꾸 뭔가 치유나 이런 것들까지 해서 너무 안산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에 대해서는 거기에서도 소외감을 좀 느끼셨던 것 같고요. 그래서 최근에도 지원을 받아서 안산으로 오셔서 저랑 면담한 것은 11월 말부터 해서 한 오늘까지 8차례.
◇ 정관용> 그나마 도의 지원을 받아서 안산을 다니기는 해 오셨다?
◆ 강정훈> 네.
◇ 정관용> 그런데 또 그런 절박한 상황을 이기지 못하셨군요?
◆ 강정훈> 네.
◇ 정관용> 우리 강정훈 선생님이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겠죠?
◆ 강정훈> 네, 지금은 좀 더 안정적이고 일상의 회복을 위해서 사실은 좀 가까이서 이렇게 꾸준하게 진료가, 치료가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저와의 면담도 사실은 정기적이지 못한 상태거든요.
◇ 정관용> 아, 네. 그리고 또 하나 일상의 회복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생계곤란 이런 것부터 해결할 수 있는 이런 대책들이 나와야지 하지 않겠어요?
◆ 강정훈> 물론입니다. 사실은 심리치료가 지금은 이 분들한테 아주 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는 게 사실은 어떤 기사 분들은 매일 아침 보상, 대출금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그 전화들 자체가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될 정도로 사실은 거의 1년 여 가까이 동안 제대로 생계수단을 갑자기 잃어버린 상태에서 계속 그게 지금 물리적인 어떤 부분들이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는 사실은 어떤 심리치료 한다는 게 사실은 쉽지는 않거든요.
◇ 정관용>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만 정작 못 챙기고 있었군요.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한걸음도 못 나간다는 데에서 오는 절망감이 가장 컸던 게 아닌가 싶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정훈> 네.
◇ 정관용> 안산 온마음센터의 강정훈 신경과 전문의의 말씀까지 들어봤고요. 비단 연결했던 양인석 씨, 또 끔찍한 선택을 하시려고 했던 김동수 씨뿐이겠습니까? 다른 모든 분들 오늘 인터뷰를 통해서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군요. 한 걸음도 못 나갔다는 점에서 자괴심만 듭니다. 정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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