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공개하는 ‘이정협 사용법’

슈틸리케 감독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 예고

K리그 챌린지 상주 상무의 박항서 감독은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공격수 이정협(왼쪽 두번째)을 올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시킨다는 계획이다.(자료사진=상주 상무)
“선발로 내지 않으면 용병술이 부족하다고 욕할 것 아닙니까?”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 챌린지 상주 상무의 박항서 감독은 고민이 많다. 올 시즌 들어 더욱 풍부해진 공격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특히 박 감독을 괴롭히는 고민의 중심에는 ‘군데렐라’ 이정협이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등장으로 박항서 감독의 입장은 다소 난감해졌다. 상주에서 주로 교체 투입되는 공격자원인 이정협이 당당히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발탁해 아시안컵 출전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이정협의 깜짝 활약은 자칫 소속팀 감독인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박항서 감독은 새 시즌 이정협의 활용법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이)정협이가 대표팀에 다녀오고 나서 분명히 여유도 생기고 성숙해졌다”면서 “정협이를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으면 용병술이 부족하다고 욕을 먹을 것 같아서 개막전부터 출전시킬 것이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끝나고 인터뷰나 각종 행사가 너무 많아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21일 강원FC와 새 시즌 개막전 홈경기에 선발 출전이 예고된 이정협 본인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아시안컵이 끝나고 3일을 쉬고 나서 계속 훈련을 했지만 아직 몸 상태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정협은 “아직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시안컵은 이정협에게 분명한 전환점이 됐다. 그는 “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책임감도 같이 커졌다. 분명한 것은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도 많아 좋아졌다”면서 “지난 시즌에 4골밖에 넣지 못해 팀에 상당히 미안했지만 올 시즌은 두 자릿수 득점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찬 듯한 이정협의 활용법은 무엇일까. 박항서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이정협을 사용한다는 구상을 슬쩍 공개했다.

“대표팀에서 어떤 주문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시안컵을 통해 타겟형 공격수로 평가를 받지만 내가 보는 이정협은 타겟형 공격수가 아니다”라고 밝힌 박항서 감독은 “이정협의 장점은 행동반경이 넓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점을 계속해서 주문할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 팀에서 해왔던 임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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