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웰의 반박 "언더독 전자랜드? 6위 대반란 아니다"

'우리는 1위도 할 수 있다고' 전자랜드 주장 리카르도 포웰의 19일 동부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모습.(원주=KBL)
올 시즌 '봄 농구'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으는 팀은 전자랜드다. 전력의 열세를 딛고 잇따라 상위권 팀들을 연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언더독의 대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자랜드는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6위로 마쳤다. PO에 진출한 6개 팀 중 유일한 승률 4할대(25승29패, 4할6푼3리)다. 5위 오리온스(31승23패)의 5할7푼4리보다 1푼 이상 뒤진다. 그만큼 전력이 떨어져 일찍 봄 농구를 접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웬걸. 정규리그 3위 SK를 3연승으로 침몰시키는 사건을 일으켰다. 1차전 완승은 14개나 쏟아진 3점포라고 쳐도 2, 3차전은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2차전에서 4점 차로 뒤진 종료 23.6초 전에 승부를 뒤집었고, 3차전 역시 3점 차로 뒤진 종료 40초 전 기어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 또 역전승했다.

그러더니 2위로 4강 PO에 직행한 동부마저 꺾을 기세다. 19일 1차전에서 다시 4쿼터 재역전하며 66-62로 이겨버렸다. 창단 첫 PO 4연승의 거침없는 상승세다.

당연히 '6위 대반란' '언더독의 대이변' 등의 찬사가 쏟아져 나온다. 아직 시리즈가 남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전자랜드가 동부를 넘는다면 사상 첫 6위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하지만 전자랜드 주장 리카르도 포웰(32 · 196cm)의 생각은 다르다. 전자랜드의 선전은 결코 하위팀의 반란이 아니라는 것이다.

포웰은 동부와 1차전 뒤 "우리는 단순한 6위 팀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6위의 정의가 있다면 전자랜드는 정상적인 6위가 아니다"면서 "프로농구(KBL)의 6위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왜일까?

'이래도 6위냐' 전자랜드 포웰이 19일 동부와 4강 PO 1차전에서 호쾌한 덩크를 터뜨리는 모습.(원주=KBL)
이유가 있다. 일정상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의 여파가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포웰은 "아시안게임 때문에 1라운드 때 원정 경기를 너무 많이 했다"면서 "홈과 어웨이 경기의 조절이 필요한데 그때 좋지 않은 성적이 시즌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자랜드는 아시안게임 기간 치러진 지난해 10월 1라운드 8경기가 전부 원정이었다. 부산-전주-안양-서울-고양-울산-창원-원주 등 전국을 누볐다. 개막 2연승 등 초반 4경기 3승1패로 기분좋게 출발한 전자랜드는 여독이 쌓이면서 이후 9연패 수렁에 빠졌다.

9경기째만인 11월 2일에야 안방 경기를 치렀지만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후 5연승하며 분위기를 바꾸긴 했다. 그 중 4경기가 홈 경기였다. 일단 6위로 PO 진출을 이뤘지만 전자랜드로서는 초반 연패의 악몽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처질 만했다.

포웰은 "중간에 홈 경기가 섞였다면 좋은 성적이 났을 것"이라면서 "3위까지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위는 SK로 37승17패(승률 6할8푼5리)를 올렸다. 이는 전자랜드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을 올린 2010-11시즌 38승16패(승률 7할4리)에 견줄 만한 성적이다.

과연 전자랜드가 정상적인 시즌을 치렀다면 그런 성적을 올렸을까. 일단 PO만 놓고 보면 포웰의 주장을 수긍할 만하다.

포웰은 "우리는 전원이 뛴다는 이미지가 있어 상대가 분명히 우리를 두려워 할 것"이라면서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남은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단 현재 분위기와 포웰의 다부진 말이라면 챔피언에라도 오를 것 같은 기세다. 그만큼 전자랜드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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