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가 상승률, 물가상승률의 3배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 35조원 돌파

(자료사진)
지난해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이 3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이뤄진 전세자금 신규대출만 16조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42%나 증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주택 및 전세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잔액 기준으로 지난해 은행권 전제자금 대출은 전년대비 25% 늘어나 35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전세자금 대출 폭등은 전셋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과 가처분소득 상승률 등을 크게 웃도는 상황 때문이다.

김기준 의원실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 물가상승률은 14.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동안 전세가격은 44%(아파트 58%) 증가했다.

전세가격은 연평균 6.3%(아파트 7.9%) 상승했기 때문에, 2년마다 계약이 갱신될 때마다 기존 전세금의 15% 정도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진 셈이다.

반면 도시 2인 이상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65만원(22.2%) 늘어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분을 고려하여 가구가 늘어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저축했다고 가정하면 평균적으로 1800만원 더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료=김기준 의원실 제공)
하지만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1억1300만원에서 1억8900만원으로 7600만원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이 늘어난 소득을 모두 저축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하더라도 전세 가구당 평균 5800만원 정도 기존 저축을 줄이거나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연평균 전세가격 상승률(7.9%)이 소득증가율(3.5%)의 두 배를 넘어섰고,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9600만원에서 3억2600만원으로 1억3000만원 증가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전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1.6%인 397만 가구이지만 이 중 65%(267만)가 부채를 갖고 있고, 금융권 전체 전세대출이 은행권 전세대출의 2.5배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2008년부터 전세대출은 금융권 전체에서 66조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57만 가구로 환산하면 가구당 평균 2500만원 정도 빚이 늘어난 셈이다.

김기준 의원은 "소득은 게걸음인데 전세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전세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빚내서 집사라'는 잘못된 부동산정책이 결국 중산층과 서민의 전세대출 급증과 주거불안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매매시장 위주의 부동산가격 부양이 아니라, 전월세 대책 등 주거안정을 목표로 부동산정책의 근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부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제도적 대책과 더불어 전세대출 금리인하 등 단기대책을 통해 주거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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