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석진 교수, '성추행 혐의' 인정 '상습성' 부인

박재경 판사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을 위한 진지한 반성"

제자를 상습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강석진 수리과학부 교수 측이 재판에서 성추행 사실은 인정했지만 상습성은 부인했다.

1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의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서 강 교수의 변호인은 "공소 사실에 나와 있는 강 교수의 행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상습성은 법리적 판단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의 변호인은 ▲강 교수에게 동종전과가 없다는 점 ▲기간이나 횟수에 비춰 집중·반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성추행이 동석자가 있는 공개적인 모임에서 이뤄졌다는 점 ▲피해자들이 술을 마실 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상습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동종 전과가 없어도 상습성이 인정된 판례가 있다"며 "6년 동안 피해자 9명에게 모두 11차례 성추행했다는 사실관계만 봐도 상습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강 교수의 변호인은 이날 추가로 탄원서를 제출하며 탄원서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강 교수가 단순히 수학계 업적이 높아서 탄원을 바라는 게 아니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박재경 판사는 "인간은 누구나 동전의 양면이 있다, 피고인이라고 해서 좋은 면이 없지 않겠느냐"면서 "그러나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지인의 탄원이 아니고 피해자들을 위한 진지한 반성 또는 사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인은 피고인이 진심 어린 반성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피해자가 그것을 보고 진지한 반성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지금 국선 변호인을 통한 의견서를 보면 피해자들은 강 교수가 범행 행위 자체를 자백하고 있지만, 그것이 진지한 반성에 기초한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다음 공판은 4월 20일 오후 2시에 열리며, 피해자 2명이 직접 법정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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