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출금해 '보이스피싱'에 건넨 '지적장애' 50대

2009년부터 11차례 조직에게 통장 판매…장애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수천만원을 은행 창구에서 인출해 넘긴 50대 지적장애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박모(55)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4일 낮 12시와 오후 2시쯤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경기 안산시 한 은행에서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7700만원을 2차례에 걸쳐 창구 직원을 통해 인출하고, 운반책 A씨에게 건넨 뒤 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지적장애 3급인 박씨는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날 B(30·여)씨에게 “명의도용 사건 때문에 수사가 필요하다”고 속이고 가짜로 만든 검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한 뒤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1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통장을 판매한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지만, 지적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 입·출금기(ATM)를 이용하면 출금액 한도나 횟수의 제한이 있어 보이스피싱 조직이 지적장애가 있는 박씨를 이용해 직접 창구에서 돈을 인출하게 만들었다”며 “은행 창구 직원과 장애인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보이스피싱 조직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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